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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상장기업들이 상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모액보다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부족해진 투자·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금융 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진 데다 시장의 반응도 냉랭해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신약 개발 기업 샤페론(378800)은 보통주 1318만 2000주를 주당 2655원에 발행하는 일반 공모방식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2022년 10월 코스닥에 기술성 특례 전형으로 상장한 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예상 조달 금액은 349억 원으로 공모액이었던 137억 원의 세 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샤페론은 지난해 매출 2억 원, 영업손실 132억 원을 기록했기에 지속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필수적이다. 샤페론은 조달할 344억 원 중 268억 원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등의 연구개발(R&D)에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샤페론이 상장 과정에서 제시한 지난해 매출 추정치(172억 원)와 실제 매출 간 괴리가 컸고, 유상증자도 주주가 우선 부담하는 방식(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이 아닌 곧바로 시장에 손을 내민 방식이라는 점에서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상증자 결정 발표 후 샤페론 주가는 폭락했고 이날 예상 발행 가액보다 낮은 1655원으로 장을 마감해 투자 매력도도 낮다. 최대주주인 서승용 샤페론 대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 참여를 꺼리게 하는 요소다.
지난해 10월 말 상장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432720)도 지난주 상장 6개월 만에 59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역시 공모액(300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앞서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당시 공모가를 희망 가격 범위(밴드) 상단을 초과해 결정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했는데도 이 같은 결정을 내려 주주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감원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한 기업도 있다. 2020년 말 상장한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알체라(347860)는 흑자 전환 시기가 당초 목표했던 2021년에서 늦어지면서 지속적인 전환사채(CB) 발행, 유상증자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해왔다. 알체라는 지난해 10월 또다시 57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나 다섯 차례 증권 신고서를 정정한 끝에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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