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4기 수주전에서 우위에 있다는 현지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 EDF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체코의 찬사를 이끌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EDF는 유럽에서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신속히 인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자신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체코 ‘경제 저널(Ekonomický deník)’은 16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수원이 신규 원전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핵심 이유로 가격을 들었다. 이 매체는 “거부할 수 없는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한국이) 체코 입찰에서 승리하게 되면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스웨덴, 튀르키예에서 또 다른 수주를 따낼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은 국제에너지기구의 조사에서 낮은 원전 건설 단가를 증명한 바 있다. kW(킬로와트)당 3717달러로 미국(1만1638달러)과 프랑스(7809달러)보다 2~3배 낮았다.
타국 대비 저렴한 가격은 한수원이 체코에서 결승전까지 갈 수 있었던 주요 이유다. 체코는 당초 1.2GW 이하급 두코바니 원전 1기를 입찰하려 했으나 4기로 늘렸다. 호기가 늘수록 건설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입찰 계획을 수정해 잠재 공급사에 다시 제안서를 받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정도로 체코가 비용에 민감한 만큼 한수원의 수주가 점쳐진다.
한수원의 우위 속에 EDF는 허가의 용이성을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EDF는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현지 언론인과 원전 업계 관계자를 초청해 행사를 열고 강점을 홍보했다. 핀란드와 프랑스 등 유럽에 지었던 1650㎿급 EPR 원자로와 체코에 수출하려는 1200㎿급 ‘EPR 1200’ 원자로는 기술적으로 약 80%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EPR 원자로가 유럽에서 무난히 승인 절차를 통과했으므로 체코향인 1200㎿급도 신속히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EDF의 설명이다. 또한 프랑스 원전 규제 기관인 ASN은 체코 원자력안전위원회(SÚJB)에 서한을 보내 EPR 1200의 인허가에 대한 협력과 정보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과 EDF가 각기 다른 경쟁력을 호소하며 수주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양사는 지난달 발주처인 체코전력공사(CEZ)에 최종 제안서를 내고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CEZ는 이르면 내달 중순 현지 정부에 두 입찰자의 제안서에 대한 평가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7월께 최종 승자를 확정하고 연내 계약을 체결한다. 2036년 두코바니 지역에서 1호기 가동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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