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한 뒤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수십 건씩 배송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30대 남성 A씨로부터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계속 배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한 후 지난해 12월부터 여성용 원피스뿐 아니라 자투리 천 조각, 빈 상자 등 주문하지 않은 물품이 50여차례 배송됐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A씨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택배가 집 근처 초등학교나 관공서 등으로 배송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배송된 상품에 유해 물질이 들어있거나, 범죄에 연루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알리익스프레스 중국 본사를 상대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입건 전 조사 단계로 알리익스프레스 고객센터를 상태로 주문자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A씨와 같이 주문하지도 않은 택배가 잇따라 배송됐다는 피해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물건을 구매하지 않은 불특정 다수에게 택배를 발송해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브러싱 스캠’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이란 털어버린다는 뜻의 ‘브러싱(brushing)’에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scam)’이 더해진 합성어다. 인터넷 쇼핑몰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생겨난 마케팅 사기 중 한 가지로,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주문되지도 않은 물건을 불특정 다수에게 발송해 판매 실적을 조작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하고, 구매자를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기도 한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을 통해 알리가 중국의 상품 판매처 18만 8000여 곳에 이용자 계좌와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면서 판매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있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아 개인정보 침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고발장을 접수 받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개인정보위원회와 협의해 수사할 예정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도 알리익스프레스의 개인정보 수집, 관리 실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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