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둔화가 확실해지기 전까지 ‘팹4(Fabulous 4)’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전력기기, 반도체 등에 지속해서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팹4는 엔비디아,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AI 산업과 밀접한 대형 기술주 4곳을 일컫는 말이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팹4+애플, 넷플릭스, 알파벳·구글)’이 시장을 주도하다가 AI 영향력이 커지면서 팹4로 재편됐다.
투자자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각)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PT-5′ 출시에 주목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기준금리 등 거시 경기 상황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AI 관련 매출과 이익 증가 기대감이 증시 하방을 뒷받침해 줄 경우 추가로 주가 상승을 이끌 소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는 있지만, 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송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AI 산업 수요가 확실하게 둔화하지 않는 이상 팹4가 시장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술주가 시장을 주도하던 시기에도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네플릭스, 알파벳)이나 매그니피센트 7처럼 일부 종목이 시장을 견인해왔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여전히 팹4와 밸류체인 관점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대표적 수혜 종목으로 전력기기 업종을 꼽았다. 전력기기 업종 주가가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라 부담스런 영역에 진입했지만, 영업이익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측면에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시장의 기대감이 살아있어서다.
미국의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일정에 따른 영향도 전력기기 업종은 덜 받을 수 있다. 송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업종별로 주가가 엇갈릴 수 있으나, 송전·배전망은 노후화로 교체 수요가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고, 자본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컴퓨터,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의 이익과 투자도 양호한 수준을 보여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치가 견조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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