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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올해 하반기에 양산한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3나노 AP로 스마트폰 라이벌인 애플, 시스템반도체 강자인 TSMC와 퀄컴의 기세를 누르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하게 될 3나노 칩의 코드명을 ‘솔로몬’으로 정하고 칩 양산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올해 초 이 칩에 관한 테이프아웃(칩 디자인 완료)을 했고 프로젝트는 파운드리사업부로 이관돼 샘플 칩 제조가 한창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솔로몬의 설계 과정은 상당히 무난하게 끝난 것으로 안다”며 “최근 파운드리사업부 임직원들이 3나노 엑시노스 양산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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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칩이다. 스마트폰 작동을 위해 각종 고급 연산을 담당하는데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4부터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을 기기에 탑재하면서 AP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신 반도체 공정인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으로 첨단 AP 수요에 대응한다. 갤럭시 S24에 탑재된 4나노 기반의 전작 ‘엑시노스 2400’보다 한 세대 더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이 칩이 삼성의 로드맵대로 올 하반기부터 갤럭시 S25의 생산라인에 공급된다면 삼성의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2022년 라이벌 TSMC보다 6개월 빨리 3나노 공정을 도입했음에도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연간 3000만 대가 팔리는 스마트폰에 공급되는 3나노 칩을 퀄컴과 양분하면 시장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회사 내부의 칩 개발 과제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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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솔로몬’ 프로젝트는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발표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의 명운이 걸린 과제다. 삼성전자는 원대한 목표와 달리 최근 몇 년간 TSMC와의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 애플·퀄컴과의 칩 설계 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엑시노스 양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의 불리한 국면을 단숨에 뒤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빛바랜 3나노 세계 최초…자존심 회복 나서=솔로몬 프로젝트가 순항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3나노 공정을 파운드리 양산 라인에 적용했다. 3나노 도입은 라이벌인 TSMC보다 6개월이나 빨랐고 데이터가 흐르는 부분의 면적을 기존보다 대폭 넓힌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 또한 TSMC를 제치고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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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까지 3나노 시장에서 두 회사가 받아 든 성적표는 반대다. TSMC는 지난해 3분기부터 3나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였다. 애플의 아이폰15 프로에 탑재되는 3나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7 프로’를 TSMC가 전량 생산하면서다.
반면 삼성전자는 3나노 GAA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생산하고도 뚜렷한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다. 2022년 6월 양산 발표 당시 중국 비트코인 회사용 칩을 만든다는 소문만 있었을 뿐 3나노 공정의 매출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어 공정 기술에 대한 의구심만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0%대 점유율을 차지한 TSMC와 10% 초반에 머물고 있는 삼성전자 사이의 점유율 격차 역시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3나노 ‘솔로몬’ 프로젝트의 성공은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를 뒤집고 TSMC는 물론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S시리즈는 애플 아이폰에 이은 세계 최대 물량을 자랑하는 모델인 만큼 삼성의 3나노 경쟁력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 알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는 “칩 설계 회사들이 3나노 반도체 생산을 주로 TSMC에 맡기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들이 엑시노스의 안정적인 양산 소식을 듣는다면 삼성 파운드리, TSMC 이원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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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엑시노스로 애플·퀄컴 아성 도전=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칩 설계 조직인 시스템LSI사업부에도 솔로몬 프로젝트는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스템LSI사업부 역시 지난 수년간 고급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능력에 대한 지적을 수차례 받아왔다.
방점을 찍은 일은 2023년에 일어났다. 엑시노스 AP가 지난해 초 출시됐던 삼성 갤럭시 S23에 성능 문제로 단 하나의 칩도 탑재되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올해 갤럭시 S24에 4나노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2400’을 공급하며 위상 회복에 나섰지만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칩 강자인 애플과 퀄컴에 여전히 밀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할 새로운 엑시노스는 퀄컴과의 정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이 갤럭시 S25에 탑재하기 위해 준비 중인 스냅드래곤8 4세대 AP는 TSMC의 3나노(N3E) 라인에서 대량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갤럭시 S시리즈 AP 탑재 추이를 보면 퀄컴 칩의 비율이 삼성 제품보다 높았는데 이번 S25에서는 엑시노스의 성능이 좋으면 퀄컴과 삼성이 양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회사는 기존 개발실·전략마케팅실 등 여러 기능으로 분산돼 있던 시스템LSI사업부를 SOC사업팀·센서사업팀·LSI사업팀으로 간결하게 묶고 엑시노스를 개발하는 SOC사업팀의 새로운 수장으로 DS 부문 혁신센터장이었던 이종열 부사장을 배치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에서는 스마트폰용 엑시노스 개발을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여긴다”며 “시스템LSI사업부가 존속하려면 엑시노스 사업의 성공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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