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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짙게 드리워진 부동산 리스크의 그림자 [데스크칼럼]

데일리안 조회수  

부동산PF 정상화…추가 손실 및 충당금 적립 불가피

레고랜드 사태 여파 여전…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도

부동산 경기 회복과 리스크 최소화 위한 노력 ‘절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자료사진). ⓒ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자료사진). ⓒ뉴시스

올해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모두 공개됐다. 각 사 별로 조금씩 온도 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적자 국면이었던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진 모습이다.

연초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 효과로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시가 호조를 보였고 기업금융(IB)도 다소 회복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선방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엔 의문 부호가 달리고 있다. 당장 현 2분기부터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그동안 만기 연장 등을 통해 지연돼 왔던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당국의 정책 방향은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였던 사업성 평가등급 분류를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변경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부실 우려가 큰 PF 사업장에 대해 재구조화와 자율매각, 상각, 경·공매 절차 등을 추진해 질서있는 연착륙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성이 부족한 부실 PF 사업장의 구조조정 방침을 명확히 한 셈이다.

이는 곧 부실한 PF 사업장에 연관돼 있는 증권사들은 추가적인 평가손실 발생이나 대손충당금 적립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당장 현재 사업장 등급이 가장 낮은 ‘악화우려’ 사업장의 경우, 금융사가 대출액의 30% 가량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했는데 새 기준에서 가장 낮은 ‘부실 우려’ 사업장은 충당금을 75% 수준으로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PF 시장에 후발 주자로 참여한 경우가 많고 높은 중후순위 대출 비중으로 상대적으로 고위험 부동산 PF 자산이 많은 중소형사에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각 사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동안 부동산 PF 이슈가 계속돼 오면서 충당금 적립과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해 온 만큼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권의 시각이다.

하지만 오는 6월부터 부동산 PF 사업성 등급 분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충당금 추가 적립이 필요해지면서 일정 정도의 수익성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PF 문제가 지난 2022년 9월 말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이후 본격적으로 불거졌는데 1년 8개월이 다 되가는 이 시점에도 여전히 증권사들에게는 리스크이자 그림자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PF 리스크에서 다소 비켜나 있는 대형사들도 해외부동산 자산 부실 우려에 여전히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해외에 오피스, 호텔·리조트, 물류 등 다양한 부동산 관련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손실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부동산 익스포저(Exposure·위험 노출액)가 큰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손실이 증가하거나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향후 실적 개선이 발목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칫 신용도 하향 조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재무건전성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의 주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증시가 살아나도 부동산에 발목이 잡힐 수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인 것이다. 미국에서 물가가 안정돼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증시 투자 환경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빛이 그림자에 여전히 가려질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년 간 많은 어려움을 겪어 온 증권사들이 진정한 봄을 맞기 위해서는 부동산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야 한다. 올 들어 간만에 찾아 온 봄을 좀 더 오래 향유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대응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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