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셋값 9개월 연속 상승세
서울 노원구, 3개월간 갭투자 거래 1위
“공급 부족에 따른 갭투자, 당분간 일부 지역에만 나타날 것”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52%,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38% 오르며 2023년 7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 5억6981만원에서 올해 3월 5억9390만원으로 2409만원이 올랐다.
시장에 전세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실의 수도권 인터넷 매물 현황 집계 결과,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3만62건으로 1년 전 보다 2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도 1만1795건에서 7210건으로 지속적으로 전세 매물이 줄고 있다. 경기도 역시 3만7474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4.3% 줄었다.
이에 갭투자가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셋값이 상승해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좁혀지면서 비교적 적은 투자금으로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전세가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10월만 해도 59.6%였던 수도권 전세가율은 4월 현재 61.2%로 높아졌으며, 서울의 전세가율도 4월 현재 53.2%로 집계됐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수도권에서 갭투자 매매가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서울 노원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는 지난 2월 이후 이뤄진 424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 중 4.4%인 19건이 갭투자였다. 이어 성동구(19건), 마포구(19건), 송파구(16건), 영등포구(15건) 등의 순이었다.
인천에서 갭투자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인천 서구로, 전체 970건의 거래 중 3.5%인 34건이 갭투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수구가 26건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부평구(17건), 남동구(14건), 계양구(13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경기도에선 화성시가 전체 1421건 중 3.6%에 해당하는 52건이 갭투자로 나타나면서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 1위를 차지했다. 화성시의 경우 전국에서도 가장 갭투자가 성행하는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TX-A노선 개통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 뒤로 수원시 영통구(36건), 시흥시(31건), 남양주시(29건), 하남시(25건)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갭투자가 당분간 일부 지역에만 나타나는 한정된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갭투자는 기본적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전제하에 진행된다”며 “현 매매시장 분위기는 거래 자체가 활발하지 않은 데다 집값도 침체 및 조정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가 상승으로 갭투자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수도권에서는 갭투자가 용이한 전세가율 70% 이상 단지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갭투자는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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