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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서, 사지 않고 빌려 본다… ‘동네서점 바로대출제’ 이용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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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수집하는 습관에 대해 언급한 배우 박보영(사진=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책을 수집하는 습관에 대해 언급한 배우 박보영(사진=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제가 지적 허영심이 있어요. 다 읽는 건 아닌데 책을 사서 모으는 걸 너무 좋아하거든요. 책이 너무 많아서 다 읽은 건 가끔 중고로 싸게 팔기도 해요.”

지난해 7월, 유튜브 채널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한 배우 박보영이 남긴 말이다. 영상을 보던 에디터는 적잖이 공감했다. 에디터 또한 평소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신할 수는 없으나, 가까이하기 위해 책을 종종 구매하기 때문이다. 

어릴 땐 책장에 쌓인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내가 보유한 지식이 눈앞에 전시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책장에 쌓이는 책이 부담스러워졌다. 우선 책장에 빈 곳이 없어 책을 겹쳐 쌓아두니 보기에 좋지 않았다. 게다가 취향이 아닌 책은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손이 가지 않아 구석에서 먼지가 쌓이곤 했다. 책장이 내 지식 창고가 아니라 욕심의 결정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사실 책을 구매하지 않고 읽는 방법은 간단하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된다. 최근에는 지역 도서관 서비스가 잘 마련돼 도서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편하게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 어플로 미리 신청하면 지하철역 무인 대출기에서 빌릴 수도, E-book을 대여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제 막 출간된 신간은 도서관에도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무에 필요한 신간 도서는 어쩔 수 없이 구매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아쉬움을 해소할 방법을 동네의 한 서점 앞에서 발견했다. 서점 앞에 세워진 작은 현수막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

◆ 도서관에 없는 신간, 새 책으로 빌려보는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를 신청하는 모습(사진=샐러던트리포트).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를 신청하는 모습(사진=샐러던트리포트).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는 도서관에 구비되지 않은 신간을 가까운 동네 서점에서 빌려볼 수 있는 서비스다. 반납된 책은 다른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에 비치된다. 이용자 입장에선 따끈따끈한 신간을 새 책으로 볼 수 있어 좋고, 도서관 입장에선 지역 서점과의 상생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 서비스다. 

에디터도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를 이용해 봤다. 도서관 앱에서 간편하게 대출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날 에디터가 빌린 책은 두 권, 업무에 참고할 ‘나는 회사 밖에서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 얼마 전 서점에서 눈여겨봤던 소설 ‘로라미용실’을 신청했다. 

단, 어떤 책이든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구 도서관에서 이미 여러 권 소유하고 있거나 출판 후 3년 이상 경과한 책, 수험교재 및 대학 교재, 악보 등은 신청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디터가 고른 책은 두 권 모두 출간 1개월 이내의 신간으로 무난하게 기준을 통과할 수 있었다. 

관악구의 한 동네서점에서 미리 대출 신청한 책을 수령했다(사진=샐러던트리포트). 
관악구의 한 동네서점에서 미리 대출 신청한 책을 수령했다(사진=샐러던트리포트). 

신청 후 이틀이 지나자 도서관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왔다. 신청한 도서가 동네 서점에 입고되었으니 찾으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곧장 대출을 신청한 동네 서점으로 향했다. 인근 초등·중학생에게 문제집을 주로 판매하는 곳으로 에디터처럼 20~30대 성인의 발길이 자주 닿는 곳은 아니었다. 이 사업이 가지는 경제적인 효과를 실감케 됐다. 

서점의 문을 열고 조심스레 들어가니 꾸벅 졸고 계시던 중년의 사장님이 잠에서 깨어나셨다. ‘도서관에서 책 신청했거든요.’ 하니 ‘회원증 주세요’하는 답이 돌아왔다. 사장님은 회원증을 보며 노트북 키보드를 조작하시더니 한 책장의 구석을 응시했다. 책 10여 권이 꽂혀 있었는데,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로 신청한 책이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사장님으로부터 두 권의 책을 건네받았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지만, 라벨도 누군가 열어본 흔적도 없는 멀끔한 새 책이었다. 기분이 좋았다. 책은 깨끗하게 읽고 반납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껴졌다. 앞으로 도서관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줘야 하니까. 

나중에 알아보니, 생각외로 많은 지역에서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이 제도는 2016년 경기도 용인시에서 처음 도입돼 현재 전국구로 확산한 상태다.

서울에서는 2018년 관악구가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악구는 올해까지 7년 연속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를 운영하며 주민의 문화생활을 돕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도 시흥·안산·용인·평택을 비롯해 경상남도 양산, 전라남도 여수, 대전광역시 서구, 인천광역시 등이 올해 동네서점 바로 대출제를 운영 중이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구 도서관이 제도를 운영 중인지 확인하고 싶다면 각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샐러던트리포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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