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이 8주 연속 상승세를 유지한 가운데, 서울 보류지 가격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보류지 가격이 3개월 새 3억5000만원 오르며 실거래가를 넘어선 반면, 같은 기간 강북권 사업장은 2억원 가까이 입찰가가 하락했다. 상가 보류지 가격 역시 급지 별 격차가 확대되면서 입지 양극화가 아파트 외 상가 보류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1동 주공아파트(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4일 전용면적 59㎡ 보류지 1가구를 24억5000만원에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해당 매물이 지난 3월 초 21억원에 처음 입찰된 점을 고려하면, 약 2개월 만에 최저 입찰가가 3억5000만원이나 상승한 것이다. 해당 매물은 3월에만 21억원에서 22억5000만원, 23억5000만원 세 차례나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달 24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다시 1억원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이번 입찰가는 현재 해당 아파트 가격 시세도 뛰어넘은 액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동일 평형 입주권은 지난해 말 23억5000여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보다도 1억원이 높은 것이다.
보류지는 조합이 착오 등으로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남겨둔 예비 물량이다. 조합이 입찰 등을 통해 가격을 정하는 방식으로 수요자 입장에서 청약통장이나 가점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3월 1차 보류지 매각 당시 나왔던 해당 단지 매물은 모두 16가구였다. 당시 보류지 입찰가격은 21억원~2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같은 달 15일과 20일 매각 공고 시 추가로 1억원~1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인상됐음에도 남은 1가구를 제외하고 보류지 물건이 빠르게 소진됐다.
반면 강남권 외 정비사업 사업장 보류지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실정이다. 은평구 수색6구역(DMC파인시티자이) 주택재개발사업조합은 이달 3일 4차 보류지 매각 공고를 내고 전용면적 84㎡ 잔여물량의 입찰 가격을 약 11억5800만원에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5일 제시한 입찰가인 13억8000만원 대비 2억원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아파트 내 상가 보류지 가격도 입지 별로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 이달 16일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헬리오시티)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보류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2020년 첫 매각 시도 후 현재까지도 상가 보류지가 매각되지 않은 것이다. 해당 보류지는 전용면적 14.58㎡ 매물로 2020년 1월 입찰 당시 가격은 2억7500만원이었지만, 이달 입찰 공고에서 제시된 가격은 1억81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반면 지난달 10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상가 보류지 6개 호실 중 최저 입찰 매물인 70억5700만원짜리 상가에 3명이 응찰해 82억5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서울과 지방,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 강남에서도 급지 별로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며 양극화가 보류지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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