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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을 놓고 ‘남매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아워홈이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구본성 전 부회장의 도덕성 논란에 내홍을 겪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진행 중인 재판에서 검찰이 재기수사에 착수하며 처벌이 가중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거세게 반대 입장 표명에 나섰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14부는 구 전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관련 5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상품권 현금화, 개인 명의로 골프장 화산CC 회원권 구입, 가족 명의의 부동산 법인이 보유한 부지를 회사 명의로 임차한 것 등에 대한 증인 심문이 진행됐다.
구 전 부회장은 재직 이후 연간 2회(설·추석) 명절 때 마다 회 당 약 1500만원의 상품권을 현금화 했으며, 3억 원이 넘는 골프장 회원권을 개인 명의로 구입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 측은 상품권 현금화로 개인의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으며, 변호인 측은 “업무 상 용도로 영업과 관련된 지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구 전 부회장과 그의 직계 가족들이 100% 소유한 부동산 법인 보담이 보유한 토지, 건물 등을 아워홈이 임차하는 방식으로 매년 1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받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담은 구 전 부회장의 아내 심윤보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로 2018년부터 아워홈과 내부 거래를 해오고 있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A씨는 “아워홈의 용인2센터가 오픈하며 물류 기능이 줄어든 데다 동서울센터가 새롭게 설립됨에 따라 물량이 이전돼 용인1공장 내 주차장을 세울 부지는 충분했다”며 “추가적인 주자창을 임차하는 것은 불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개인의 유휴부지를 주차장 명목으로 회사에 장기 임차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사내이사 선임건에 이름을 올린 황 전 아워홈 상무 역시 중국 남경법인과 부당이득반환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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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주총에서 경영권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최소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등이 논의될 예정인데, 이 결과에 따라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구지은 부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달 열린 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은 구지은 부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대신 장녀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씨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이어 장남 구재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씨의 사내이사 선임건, 본인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건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은 구 전 부회장을 비롯해 구미현, 이영열 부부의 이사직 선임을 거세게 반대했다. 이날 노조는 구미현씨의 한남동 자택 앞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오너들을 강력 규탄한다”며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씨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구 전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판결은 이르면 연말 내려질 예정이다. 그가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 복귀를 서두르는 것은 대표이사에 다시 오를 경우 아워홈의 소는 취하돼 횡령·배임 혐의는 무죄가 된다. 반면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해당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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