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임원들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프로그램에 관해 자율성을 강조한 부분은 바람직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시행 초기엔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필수지표를 중심으로 공시를 단순화해야 기업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금융투자협회는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자본시장 밸류업 국내·외국계 증권사 임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금융투자업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투자협회 이창화 전무, 천성대 증권·선물본부장, 국내·외국계 증권사 임원(7개사), 자본시장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임원들은 자본시장 밸류업은 청년층의 건전한 자산 증식과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라고 공감했다. 또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자산을 생산적 금융인 자본시장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투자증권 손종민 상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기업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해 발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한국 경제와 기업이 성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산업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는 밸류업에 적극 동참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더욱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고,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주주환원,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반영한 리서치 투자정보 제공 및 리서치센터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부채자본시장(ECM), 주식자본시장(DCM), 인수·합병(M&A) 등 증권사의 기업금융(IB)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등의 방식이다.
일부 증권사는 상장회사로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키움증권 김지산 상무는 “당사는 발행주식의 8% 자사주 소각, 주주환원율 30% 이상, ROE 15% 달성 목표 등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 이강혁 부문대표는 “당사도 상반기 내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계획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앞으로도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업계 및 시장과의 소통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28일엔 한국 자본시장의 밸류업 방안을 더 폭넓게 모색하기 위해 ‘자본시장 밸류업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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