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부실 사업장을 재구조화하거나 청산하기로 발표했다.
건설업계는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는 가운데 이번 PF 개선 방안 추진으로 올 하반기가 부동산 시장의 바닥 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다만 여전히 시장 상황이 불확실해 중소 건설사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소 건설사는 어떡하나’…건설업계, 기대 반 우려 반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 13일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한 방안을 새롭게 발표한 가운데, 건설업계 및 증권사는 중소형 건설사들의 손실과 부도·폐업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연초 공고화한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로드맵의 일환으로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급을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평가 기준도 구체화했다. 예컨대 브릿지론과 본 PF 모두 사업장이 만기를 4회 이상 연장했거나, 연체이자를 납부하지 않고 만기 연장했거나, 경·공매에서 3회 이상 유찰되면 ‘부실우려’ 기준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유의’ 등급 사업장에는 재구조화와 자율 매각 등을,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에는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 추진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즉 정상 사업장 지원은 강화하고, 부실 사업장은 정리하겠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핵심이다. 평가 기준은 개선됐지만 중소나 지방 건설사 사업장이 부실 대상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중소건설사에만 책임이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개선한 이번 PF 대책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지방·중소 건설사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 2011년 이후 최다
상황이 이러자 중소 건설사 중심의 부도·폐업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전국적으로 총 187곳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물론 해당 방안의 발표로 건설업계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사업성 개선과 신규 사업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또 개편된 PF 사업성 평가 기준은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정확한 규모는 미정이나 정부는 경·공매 대상을 전체 사업장의 2~3%(약 4조~7조원)로 예측한다.
이와 관련,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부실 사업장 정리를 위한 토지 경·공매는 보통 기존 가격의 50~70% 수준에서 매각되기 때문에 PF 사업성 개선과 신규 사업의 분양가 인하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부실 사업장의 정리 및 재구조화는 부동산 업황 불안 요인인 부실 PF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건설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하반기 PF 정리와 미분양 이슈가 정리될 때가 주택주의 바닥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방 중심의 하위 건설사들은 리스크 축소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수분양자 모집이 어려운 지방 중심의 하위 건설사들은 우발채무 발생 및 준공 이전 리스크 축소가 어려워 보인다”며 “지방 청약경쟁률이 약해진 지난 2021년 이후의 분양 물량 준공이 올 하반기부터 입주 예정이라 입주 물량이 급증하는 광주·대전·경상 지역 입주 리스크 문제 진행을 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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