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에 새로 편입된 3개 종목(알테오젠·엔켐·HD현대일렉트릭)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한채 마감했다. 기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수 변경 이후 첫 거래일인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2.01% 상승한 17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14일(6.14%)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MSCI 한국지수 편입 소식과 함께 올 1분기 흑자전환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알테오젠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72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편입 종목인 엔켐은 장 초반 6% 가까이 뛴 31만1500원까지 뛰었지만 이내 하락 전환하며 1.36% 내린 29만원으로 마감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3.5%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졌다. 이날 주가는 장마감 직전 일부 회복되며 0.19% 하락한 25만6000원으로 거래가 끝났다. 주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뛰었던 지난 7~9일까지 3거래일 연속 오름세였지만 정기 리뷰 발표일이 가까워지면서 부진했다.
전날 MSCI 5월 정기 리뷰 발표에 따르면 한국 지수에서 알테오젠, HD현대일레트릭, 엔켐이 편입되고, 카카오페이와 삼성증권, 강원랜드, 한온시스템은 편출됐다. 이로써 한국의 MSCI 스탠다드지수 편입 종목 수는 98개다.
MSCI 편입 종목의 주가는 발표 이후 양방향으로 나뉜다. 이미 편입 기대가 선반영돼 주가가 미리 오르거나 혹은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돼 이후 더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 추세를 보면 정기 발표일보다 1~2개월 빠른 시점부터 편입 예상 후보 종목에 수급 현상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가 약세와 함께 외국인의 순유입세도 예상치를 빗겨 나갔다. 알테오젠과 HD현대일렉트릭은 각각 2078억원, 88억원이 순매수됐지만 엔켐은 126억원이 순매도됐다.
증권업계는 알테오젠 1800~3900억원, HD현대일레트릭 1400~2700억원, 엔켐에는 850~1900억원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했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편입에 대한 패시브 매입 수요는 “시장에서 예상돼 왔던 이벤트인 만큼 수급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편출된 삼성증권, 강원랜드, 한온시스템, 카카오페이의 수급 영향도 미미했다. 삼성증권은 206억원, 1억9000억원, 한온시스템(-3900억원), 카카오페이(-108억원) 등 증권가가 예상했던 금액보다 더 낮은 규모로 외국인의 매매가 이뤄졌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매년 2·5·8·11월 등 4차례 정기 변경을 실시한다. 시가총액, 유동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대상 종목 선별이 이뤄진다.
지수 구성 종목 변경에 따른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은 이달 31일에 이루어진다. 지수 편입만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MSCI 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지수 편입 발표 전에 단기 고점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지수 편입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상품 매입 기대에 따라 펀더멘털과 괴리된 가격 상승이 나타나는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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