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선사인 장금상선이 지난해 해운업 불황에도 유조선(탱커)을 사들이면서 자산 규모가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6일 해운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장금상선의 공정자산은 지난 2022년 말 12조4870억원에서 지난해 말 14조2010억원으로 13.7%(약 1조7140억원)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금상선은 지난해 신조 선박 건조 및 장기 운용 리스가 늘면서 공정자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계 서열 순위는 38위로 2계단 하락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해운사 중에서 HMM은 이 기간 공정자산이 25억7880억원에서 25억5080억원으로 줄었고, 고려에이치씨의 공정자산은 6조99억원에서 5조8570억원으로 감소했다.
장금상선은 계열사를 동원해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등 탱커를 발주했다. 장금상선은 계열사인 장금마리타임, 시노코페트로케미컬, 흥아해운 등을 통해 탱커를 운용하고 있다.
장금마리타임의 자산 총계는 2022년말 1조6636억원에서 2023년말 2조3109억원으로 38.9%(6473억원) 늘었는데, 이 중 선박 자산은 약 5000억원으로 7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의 자산 총계는 3조6720억원에서 4조980억원으로 11.6%(4260억원)이 늘었다. 이 중 선박 자산(3682억원)이 약 86%를 자치했다.
장금상선이 VLCC를 매입하는 이유는 홍해 사태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로 선박 가치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진흥공사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4월 기준 VLCC 신조가는 1억3050만달러(약 1756억원)로, 지난해(1억2800만달러) 보다 1.9% 올랐다. 건조된 지 5년이 된 중고선가 역시 지난 3월 기준 1억1300만달러로 신조가와 맞먹는다.
장금상선은 올해도 VLCC를 추가로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장금상선은 1분기에 4억4500만달러(약 6185억원)를 들여 해외 선사로부터 8척의 선박을 사들였다.
장금상선은 정태순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홍콩 회사가 지분 82.97%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장금상선 지분 17.03%를 갖고 있어 사실상 정 회장 개인회사다. 장금상선은 2022년에도 자산규모를 3조원 이상 늘리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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