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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석래 효성 회장, 형제 우애 당부했는데… ‘유산 갈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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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도 유류분(유언과 상관없이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 이상의 재산을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으나 조 전 부사장 측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산 갈등을 예고했다. 조 명예회장은 10여년간 가족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이어온 조 전 부사장에게 유산을 남기면서 세 형제에게 우애를 당부하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유언장 내용이 공개되자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을 하고 있다.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부회장. /조선DB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부회장. /조선DB

법조계 관계자는 “유언장 작성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는 없을 가능성이 크고 실제 유언장에는 상속할 재산의 대상과 종류, 숫자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을 것”이라며 “조 전 부사장이 유언장에 명시된 상속 내용에 만족하지 못해 입장문을 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지분 10.14%를 비롯해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 100%, 공덕개발 지분 50%, 효성투자개발 0.25% 등 비상장사 주식도 갖고 있다.

법정 상속분에 따르면 부인 송광자 여사와 아들 삼 형제는 1.5 대 1 대 1 대 1의 비율로 지분을 물려받게 된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효성 지분이 법정상속분대로 마무리되면 지분율은 조현준 회장 24.19%, 조현상 부회장 23.67%, 조현문 전 사장 2.25%로 바뀌게 된다. 송 여사의 지분은 3.38%가 된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조 전 부사장은 유언장에 적힌 내용과 유류분 소송 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해 유리한 것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이 유류분 소송을 제기하면 1979년 이후 조 명예회장이 가족에게 사전 증여한 재산도 반환 소송의 대상이 된다. 유류분은 법정 상속분의 절반이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조현준 회장과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 전 부사장은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 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17년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고소했고 검찰은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며 민법 제1112조(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에 대해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계 관계자는 “형사재판의 결과가 유류분 소송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고 패륜 행위가 인정되면 유류분 소송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형제 간의 우애와 유류분 이상을 나눠주라는 아버지 유언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를 왜곡시켜서 본인의 형사재판에만 활용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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