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커넥티드카(스마트카)를 규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차량에 인터넷을 연결해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운전보조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차량을 말한다.
미국 정부는 15일(현지 시각)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규제를 올해 가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국가안보에 대한 위험은 정말 심각한 사안”이라며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전면 수입 금지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미국 정부의 세부적인 규제 범위나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측면에서 규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독자적인 기술이지만, 하드웨어(부품)는 일부 중국산을 사용한다.
대표적인 게 와이어링 하네스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 내부에 있는 각종 전기·전자 장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다. 가격 대비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단가가 핵심인 제품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는 주로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수입하고, 유럽과 미국 업체들은 각각 동유럽, 중남미 생산 제품을 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만약 중국산이 규제 대상이 되면 대체 지역에서 부품을 수급할 때 단가가 뛸 수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된 건 아니지만 와이어링 하네스를 비롯해 광범위한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현대차그룹,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지난달 말 미국 정부에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의견서에는 커넥티드카 공급망 조사, 규제 대상 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내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카 관련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ICTS) 범위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일부로 제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 첨단산업, 전기차, 태양광 등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범용 반도체, 의료기기, 태양광 등 중국이 힘을 쏟는 전략 산업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렸다. 기존에 25% 관세를 부과했던 전기차, 태양광 전지 관세율은 각각 100%, 5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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