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지난해 말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약 4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대비 53% 급증한 수준으로 비트코인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다.
1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장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3조6000억원으로 같은 해 6월 말(28조4000억원)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 규모도 같은 기간 24% 증가하며 649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는 금융당국에 신고된 22개 거래소와 7개 지갑 보관업자 등 29개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가상자산의 상승세는 가상자산업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과 국내 코인 사업자의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 등에 따른 거래량 증가에 기인한다.
특히 비트코인 중심으로 수급이 몰리며 가상자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3만477달러에서 같은 해 12월 말 4만2265달러로 약 39% 오름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 규모도 같은 기간 24% 증가하며 649조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일 평균 거래금액도 크게 늘었다. 원화마켓은 지난해 상반기 2조9000억원에서 하반기에는 3조5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코인마켓은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같은 기간 44% 줄어든 41억원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매매 평균 수수료율은 0.15%로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했다. 원화마켓 평균 수수료율은 0.18%, 코인마켓 평균 수수료율은 0.14%였다.
지난해 하반기 중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한 거래업자는 7곳이었다. 거래대금은 148조원으로 전체 사업자 대비 23% 수준이었으며, 수수료 매출은 95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수수료 매출은 32% 감소한 반면 거래금액은 86% 증가해 전체 사업자 대비 거래금액 비중(23%)도 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상자산거래소의 매출액은 53억원(1%) 늘어난 5800억원, 영업이익은 18% 증가한 2693억원으로 추산됐다. 전체 매출 중 거래 수수료 매출의 비중은 원화마켓 99%, 코인마켓 92%였으며 거래 수수료 매출이 전무한 거래소는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1곳을 포함해 5개의 거래소로 나타났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거래소는 15곳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말 완전자본잠식이었다가 하반기에 영업을 중단한 사업자는 2곳이었다.
FIU는 “영업을 중단한 가상자산사업자가 계속 늘고 있어 해당 사업자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와 보관 등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원화예치금은 지난해 8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33개(중복포함)로 같은 해 6월 말(1399개) 대비 66개 감소했다. 사업자 간 중복상장을 제외한 국내 유통 가상자산 종목 수는 600종으로 같은 기간 동안 22종(3.5%) 줄었다.
국내 유통 가상자산 600종 중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332종으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34종이 감소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중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80% 이상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133종(40%)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종이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단독상장 가상자산 중 32%(107종)는 시가총액 1억원 이하로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에 따른 위험이 상존한다고 FIU는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은 총 169건(중복포함)으로 상반기와 동일하며 원화마켓 비중이 92%에 달했다. 거래중단(상장폐지)는 138건(중복 포함)으로 같은 기간 20% 증가했다. 원화마켓에서 발생한 거래중단이 43건으로 상반기 대비 10% 늘었으며, 코인마켓은 95건으로 42% 급증했다.
거래중단 사유는 프로젝트 위험이 52%로 가장 높았으며, 시장 위험(39%), 기타(5%), 투자자 보호 위험(2%), 기술 위험(1%) 등의 순이었다. 유의 종목 지정은 173건(중복 포함)으로 상반기(154건) 대비 12% 증가했다.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를 나타내는 가격 변동성(MDD)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61.5%로 나타났으며,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경우 67%의 변동폭을 보였다. FIU는 “같은 기간 주식시장 변동폭(코스피 지수 MDD 14.8%, 코스닥 지수 MDD 23.2%))과 비교했을 때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폭이 컸다”고 부연했다.
가상자산 계정은 총 1816만개로 지난해 6월 말(867만개) 대비 91% 급증했다.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인정보의 파기에 대한 특례 조항이 폐지되면서 다수의 휴면계정이 일반 등록계정으로 전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화마켓 계정 수가 1790만개로 같은 기간 97% 늘었으나 코인마켓의 경우 26만개로 37% 줄었다.
고객확인의무를 완료한 실제 이용자 수는 645만명(중복 포함)으로 지난해 6월말 대비 39만명 늘었다. 개인 이용자가 645명으로 절대다수(99.99%)였다.
개인 이용자는 30대 남성이 189만명(29.3%)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28.9%), 20대 이하(18.2%), 50대(17.7%), 60대(5.9%) 순이었다. 이용자의 65%(416만명)가 50만원 미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는 67만명(10%)으로 지난해 6월 말 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1억원 이상 보유자는 8만1000명으로 전체의 1.3%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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