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 여파로 엔화 가치가 반등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153.60엔까지 떨어지고 나서 현재 154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최근 몇 주 동안 급등해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을 넘어서는 등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자 당국이 두 차례나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과 대조된다.
엔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11% 폭락해 주요 10개국 통화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일본은행(BOJ)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이후에도 엔화 약세가 지속할 정도였다.
블룸버그는 “외환 트레이더들이 미국의 4월 CPI 발표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했다”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p)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도쿄다이와증권의 이지스키 유키오 수석 통화 전략가는 “일부 기술 수준이 뚫리면 엔화가 약세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번 움직임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가 국채 수익률을 하락시켜 연말까지 엔화가 상승했던 지난해 11월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초저금리와 미국의 높은 차입 금리 사이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프랑스 은행 크레디에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G10 외환 전략 책임자는 “엔·달러는 미국 채권 시장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다”며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더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온라인 금융사 모넥스그룹의 헬렌 기븐 외환 트레이더는 “미국 CPI 덕분에 일본은행이 한숨을 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기 전까지는 엔화 강세 상한선은 150엔 선이며 금리 격차는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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