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지난해 하반기 43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상자산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국내 22개 거래소와 7개 지갑·보관업자를 대상으로 한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전반기보다 무려 53%(15조2000억원) 증가했다.
가상자산의 거래규모, 시가총액, 영업이익, 원화예치금은 모두 늘어났다. 이는 가상자산의 대장격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앞두고 가격이 급등하자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가 회복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작년 6월 말 3만477달러에서 12월 말 4만2265달러로 39% 상승했다.
국내 가상자산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24% 늘었다. 원화 예치금은 4조9000억원으로 21% 늘었다. 일평균 거래 중 원화마켓 거래가 3조58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24% 증가했으나, 코인마켓 거래는 41억원으로 44% 감소했다.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2693억원으로 18% 증가했다. 원화마켓의 영업이익은 2968억원인 반면, 코인마켓은 27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거래소 종사자는 총 1665명으로 상반기 대비 250명 감소했다.
신규 상장은 총 159건으로 상반기와 동일했고, 거래중단은 138건으로 20% 증가했다. 전체 가상자산 종목 수는 600종으로 3.5% 줄어들었다.
이 중 332종은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상반기 대비 34종 감소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40%인 133종은 이른바 ‘김치코인’이었다. 김치코인은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주로 거래되는 국내산 가상자산이다. 단독상장된 김치코인은 50종 감소했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은 61.5%로 상반기(62.4%)와 비슷하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가상자산 외부 이전 금액은 38조1000억원으로 28% 늘었다. 이 중 신고사업자에 이전한 금액(트래블룰 적용)이 10조4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57% 증가했다.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는 6.4% 증가해 645만명을 기록했다. 이용자 연령별로는 30대(29.3%), 40대(28.9%), 20대 이하(18.2%), 50대(17.7%), 60대(5.9%) 순으로 이용자가 많았다.
전체 이용자의 65%인 416만명이 50만원 미만을 보유했다. 1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 비중은 10%(67만명)로 6월말 대비 2%포인트 늘었다. 1억원 이상 보유자 비중은 1.3%(8만1000명)에 달했다.
작년 말까지 영업 종료를 공지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코인마켓 사업자 2개사와 지갑·보관업자 2개사였다.
FIU는 “영업을 중단한 가상자산사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므로 해당 사업자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보관 등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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