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탈탄소화 프로그램인 탄소 포집·저장(CCS) 실증사업이 본격화된다. 석유공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이 종료된 폐(閉) 유전·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재활용한다. 시추로 고갈된 유·가스전 내 빈 공간에 액화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컨벤션 센터(ICE)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석유협회(IPA) 컨퍼런스에서 인니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르타미나와 인니 CCS 허브를 개발하는 아스리 분지 프로젝트의 이산화탄소 저장 계약을 체결했다.
니케 위드야와티 페르타미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석유공사 파트너십에 참여해 배출가스를 CCS 시설에 주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와 페르타미나는 지난 1월 인니 CCS 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조사협약(JSA)을 체결한 이후 개발 계획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JSA를 계기로 페르타미나와 인도네시아 자바 섬 북서쪽 해상의 폐유전과 폐가스전에서 CCS 사업이 가능할지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했다.
인니는 수백 기가톤의 이산화탄소(CO2)를 저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고갈된 석유와 가스 저류층, 염수 대수층을 탄소 저장소로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산업 활동 중에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Capture)해 땅속에 저장(Storage)하는 CCS 사업을 확대하게 된 배경이다. 인니 정부는 또 올해 CCS 사업자가 저장 용량의 30%를 수입 CO2를 위해 따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발표했다.
페르타미나는 석유공사와의 탄소저장 계약 외 미국 메이저 기업인 엑손모빌과는 자바해의 순다-아스리 분지 CCS 프로젝트의 평가 시추를 위한 예비 작업도 서명했다. 이들은 향후 CCS 허브에 대한 평가 시추를 진행한다. 평가시추는 원시매장량의 확인 및 예측이 목적으로, 탐사시추 이후에 실시한다. 평가시추 정보를 바탕으로 개발 타당성을 검토한다.
페르타미나와 엑손모빌의 예비 공동 연구에 따르면 페르타미나의 남동부 수마트라 연안 블록에 있는 아스리 분지는 최대 3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갖고 있다. CCS 허브 개발에는 최대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한편, 석유공사는 CCS 사업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다른 사업군 대안으로 CCS와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내세우며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한다.
석유공사는 현재 정부와 동해가스전에서 국내 최초 대규모 CCS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니 CCS 프로젝트와 동시에 말레이시아 셰퍼드 CCS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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