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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아듀 종금사’…마지막 간판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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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핵심기관이었던 종합금융회사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예정입니다. 마지막 ‘간판’을 걸고 있던 우리종합금융이 포스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가칭)으로 재출범 하기로 결정하면서 입니다. 

마지막 종합금융회사가 간판을 내리기로 결정한 이때 종합금융회사는 어떤 곳인지, 그리고 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잘 나가던 대한민국, 종금사를 만들다

‘한강의 기적’ 이라는 말이 있듯 대한민국은 1970년대부터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수많은 기업들이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하기 시작합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에게 자금을 원할하게 공급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특히 민간 차원에서 외화를 조달할 수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니즈가 급증했죠.

이에 정부는 1975년 ‘종합금융회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출범시키기로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금융회사 한국종합금융이 1976년 설립됐죠. 

종합금융회사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의 ‘모든’ 금융업무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기업의 원할한 사업을 돕기 위해 기업금융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했지만 보험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죠. 지금으로 따지면 은행과 증권사를 합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한민국 흔든 IMF, 주범 지목된 종금사

1976년 한국종합금융이 출범한 이후 1990년대 초까지 총 5곳(△국제 △세한 △한불 △아세안 △한외)의 종합금융회사가 추가 라이선스를 받아 영업을 영위했습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반 정부는 금융산업을 대규모로 개편하면서 기업에 단기자금을 대곤 했던 투자회사들을 모조리 종합금융회사로 변모시키기로 합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기업들 역시 덩치를 적극적으로 키워나갔고 원할한 자금 공급 기능이 대두되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반에는 ‘종합금융회사’ 간판을 단 회사가 30곳에 달했죠.

하지만 1997년 우리나라는 격랑 속으로 들어갑니다. 외환위기가(IMF)가 찾아온거죠. IMF의 원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지목됐지만 종금사들 역시 IMF의 원인으로 지목되곤 했습니다.

IMF의 원인으로는 부족했던 외환보유고가 꼽히는데요, 종금사들 역시 이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종금사들은 앞서 말했듯 민간이 외화를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설립의 주된 이유였죠. 그만큼 외화를 적극적으로 취급해 왔습니다. 

종금사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지만 조달이 쉬운 외화를 단기로 가져오기 시작했고 이를 기업이나 신흥국에 다시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장기로 취급하게 됩니다. 1970년 이후 기업들의 성장세가 가팔랐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더라도 쉽게 돈을 떼다 장기로 빌려주는 것이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 

장기로 내어준 대출 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로 끌어다 쓴 자금의 만기를 지속해서 연장하는 ‘롤오버’가 필요했는데 IMF로 아시어 전체 금융시장이 휘청이자 더이상 만기연장이 어려워졌죠. IMF로 아시아 전체 경기가 어려워지자 국내에 있던 외화유동성을 활용해 급한불을 끄기 시작했고 이는 우리나라의 대외 신뢰도 악화, 외환보유액 감소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IMF의 주범이 종금사로 지목된 이유입니다. 

이후 구제금융에 나선 국제통화기금은 종금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이후 30개에 달했던 종금사는 흡수·합병을 통합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종합금융회사’ 간판도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마지막 종금사 ‘우리종금’ 하반기 간판내린다

IMF 구조조정 이후 정부는 종합금융회사를 사실상 존치시키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기존에 면허를 가지고 있던 회사들은 명목을 일정기간 유지할 수 있게 해줬지만 신규인가를 내주지 않기로 하면서죠. 

그렇게 ‘종금사’ 타이틀을 달았던 회사들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남아있는 종금사 라이선스를 활용한 금융업무도 일부 은행(신한, 하나)로 이전됐죠. 이 외 종금사가 하던 기업금융 업무는 대부분 은행과 증권사가 도맡아 하고 있죠. 

종금사 간판을 유지했던 메리츠종합금융은 2010년 메리츠증권에 합병된 이후 종금업 라이선스도 지난 2020년 종료되면서 사라졌습니다. 이에 현재까지 남아있는 종합금융회사는 우리종합금융이 유일했습니다. 우리종합금융도 포스증권과 합병돼 증권사로 변모하면 라이선스는 당분간 유지하겠지만 사실상 마지막 간판이 내려오는 셈입니다.

종금사는 IMF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긍정적인 ‘유산’도 남겼습니다. 현재 금융회사가 기업에 대한 무담보 신용대출을 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든 것이 종금사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오늘날 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출을 내어주는 기술금융의 초석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제 종금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종금사가 남긴 교훈은 우리나라 금융사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비즈워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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