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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동맹 재편 코앞인데…HMM 손 놓은 해진공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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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이 막바지인 가운데 국내 해운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한국해양공사(해진공)가 손을 놓고 있다. 해진공이 의사결정을 늦추는 동안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더 큰 선사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운동맹 재편에 따른 점유율 추이./Maritime Research 제공.

자기 역할 못하는 해진공과 끌려다니는 HMM

현재 해운동맹은 크게 3개로, 2M(MSC, 머스크)과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디 얼라이언스(ONE, HMM, 양밍)로 이뤄져 있다. 내년부터는 판도가 바뀐다. 선복량 1위와 10위인 MSC와 ZIM이 힘을 합친다. 디 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한 선복량 3위 하팍로이드는 2위의 머스크와 제미니 협력이라는 새로운 동맹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오션(CMA CGM, 코스코, 에버그린) 얼라이언스는 2032년까지 동맹을 이어가기로 했다.

선복량 기준 2025년부터 오션 얼라이언스가 8419만TEU로 전체 선복량의 29%를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MSC·ZIM은 6513만TEU로 22%로 2위를, 제미니 협력은 6307만TEU로 21%로 3위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만 유일하게 7%p 줄어든 11%(5411만TEU→3358만TEU)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세계 선사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디 얼라이언스에 속한 HMM은 매각 이슈와 해진공·산업은행의 CB 전환에 묶여 경쟁력을 계속 읽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MM 최대주주 중 하나인 해양진흥공사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HMM 지분 28.66%를 가진 해진공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HMM을 단독 관리하고 있다. 사업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해진공 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를 가진 셈이다. HMM은 내년 당장 디얼라이언스의 선복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관리 감독 주체인 해진공이 얼라이언스 재편에 대해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해운 관련 업계만 발 동동

현재 해운업계 상황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다.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중동발(發)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년 8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SCFI가 2300선을 돌파한 건 2022년 9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물동량 성수기까지 다가오면서 해운업계는 올 상반기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벌크화물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 역시 지난주 2203을 기록하며 올해 저점이었던 지난 1월 1308보다 68%가량 상승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 물동량 전망이 상향됨에 따라 대형선 운임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 기대감이 확대됐다”며 “운송 대금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현재의 강달러 환경도 해운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긍정적 상황에서도 해운 관련 업계와 학계 등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에 대한 전략 부재는 한국 경제 입장에서 치명적이다. 국적 선사의 경쟁력 약화 시 대체재가 없어 타 국적선사가 높은 운임을 불러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악순환의 고리로 빠지게 된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부산항이 피더항으로 격하되는 상황에서 국적선사의 경쟁력까지 낮아지면, 수출입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타 국적 선사들이 높은 운임을 불러도 짐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제미니 협력·MSC·오션 얼라이언스는 각각 시성을 통한 서비스 경쟁력, 가격 경쟁력, 규모의 경제라는 전략이 명확한 반면, HMM은 전략 자체가 애매모호하다”며 “HMM이 디 얼라이언스에 존속할 경우 ‘파멸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서 세 개 동맹에 협력 의사를 적극적으로 필력 해야 함은 물론이고, 비동맹 선사인 완 하이라인이나 짐라인 등 글로벌 탑 20위 안에 들어 있는 선사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B업계 관계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최근 3강 체제였던 기존 글로벌 해운 동맹의 판이 완전히 새로 짜이는 상황에서 과거 출혈경쟁 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며 “채권단 관리 체제하에서 업황 부진 및 동맹 재편이라는 난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HMM 자체에 대한 선복량을 늘려 경쟁력을 얻으려는 행위는 어불성설”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HMM을 경쟁력 있는 민간에 넘겨 해운 점유율이 높은 동맹과 적극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즈워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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