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통해 인지도·점유율·경쟁력 ‘일석삼조’ 노려
작년 말 기준 해외지점만 101곳…전년 比 27.9%↑
장기 성장성 확보 차원…“수익 안정화로 실적 향상”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140조원으로 급성장하면서 ETF가 미래 먹거리로 등극하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차별성 확보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영역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미국·중국 등 주요 선진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트남 등 신흥국에도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국내 ETF 시장 점유율 톱2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각각 미국과 중국 시장으로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섰다. 두 운용사는 각기 다른 전략을 선보였는데 삼성자산운용은 해외 운용사와의 협업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지 운용사를 인수함으로써 사업 무대를 확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4월 파트너사이자 미국 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Amplify)의 지분을 일부 인수하며 협업을 시작했다. 이후 앰플리파이의 메가히트 상품인 ‘BLOK ETF’와 ‘DIVO ETF’를 각각 아시아와 한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해 출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 ETF’의 상품구조를 복제해 미국 뉴욕거래소에 ‘Amplify Samsung SOFR ETF’를 상장했고 이달 초에는 크리스티안 마군 앰플리파이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양사의 협업 전략을 설명하는 등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적극적인 해외 운용사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03년 홍콩법인을 설립해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뒤 201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미국(2018년), 호주(2022년) 등의 현지 운용사를 인수해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해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이 ‘글로벌엑스 항생 고배당(Global X Hang Seng High Dividend Yield)’ ETF를 중국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 교차 상장해 중국 본토 시장거래를 시작했다. 홍콩 고배당 ETF의 중국 진출은 글로벌 운용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양사 외에도 다수의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의 전체 해외 지점 수는 101곳으로 지난 2022년 말(79곳)과 비교하면 27.9%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외 지점을 운영 중인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27곳)과 삼성자산운용(3곳)을 비롯해 ▲이지스자산운용(11곳) ▲피데스자산운용·로고스투자운용(10곳) ▲한국투자신탁운용(4곳) ▲KB·한화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3개) 등이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배경으로는 국내에서 해외 ETF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 해외 시장의 규모가 국내보다 큰 점 등이 꼽힌다. 회사의 장기 성장성 확보를 위해 해외 운용사와 협업하거나 경쟁하면서 인지도 및 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상품을 넘어 해외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운용사의 운용자산(AUM) 중 절반 정도가 해외에서 운용되는 것을 고려하면 해외 시장 진출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실적 향상을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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