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베트남에 공식 진출한 효성은 지금까지 타이어코드, 탄성섬유 등 각종 화학 제품 생산 공장에 40억 달러(약 5조4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효성은 중화학 산업 중심으로 베트남에 20년 가까이 투자를 진행해 온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며 베트남 경제의 주요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베트남 남부 호찌민시 옆에 위치한 동나이성에 100% 자회사인 효성베트남을 설립하며 베트남에 본격 진출한 효성은 2010년까지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스틸코드 공장 3곳을 건설하고 가동을 개시했다.
이후 2015년에는 자회사 효성동나이를 설립하고 타이어코드 동나이 공장, 나일론 공장, PTMG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효성베트남은 사업 지역을 확장하면서 바리어-붕따우 지역에 PP 제조공장(폴리프로필렌, 에틸렌 등 화학제품 생산 전문)과 지하 LPG 저장시설(24만톤 규모)에도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도 효성은 베트남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3월 효성티앤씨는 바리어-붕따우에 위치한 바이오BDO(부탄다이올) 생물의약품 공장에 약 10억 달러(약 1조369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발효시키는 첨단 기술을 사용해 화석원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방식으로 바이오 스판덱스 섬유를 생산한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현재 효성티앤씨는 미국 생명공학 전문기업 제노(Geno)와 첨단 바이오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26년 상반기에는 연간 5만톤 규모의 바이오BDO를 생산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 연간 20만톤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사업 비전을 전하며 “전통적인 화석원료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는 바이오 사업은 향후 100년 효성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효성의 베트남 공장은 일관된 바이오BDO 및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지속 가능한 소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그룹의 전략적 단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효성은 앞으로도 베트남 내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11일 레민카이(Le Minh Khai) 베트남 부총리를 만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호찌민시 하이테크단지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베트남 내 ATM(현금자동입출금기) 공장 건설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재 ATM 제조 부문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은 이번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ATM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효성은 2007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여러 지역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지역 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가운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베트남 계획투자부가 수여하는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효성은 베트남에서 투자만큼이나 사회공헌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일례로 효성베트남은 2011년부터 동나이성에서 의료사업을 진행하면서 한국 의사와 간호사 30여 명을 베트남으로 초청해 현지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제공했다. 현재까지 지역 주민 1만5000명 이상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 지원을 받았다.
또한 아이들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동나이성과 꽝남성에 유치원 3개 개축을 지원하고, 동나이성 내 7개 초등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더불어 2013년부터 동나이성 내 초·중·고등학교에 컴퓨터를 약 1300대 기증했으며, 해당 컴퓨터는 5년마다 새 컴퓨터로 교체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효성은 2018년부터 한국 본사 모든 임직원은 월급 일부를 기부하여 베트남 저소득층 아동 1190명 이상을 지원해왔고, 효성 각 법인별로 베트남전 고엽제 및 다이옥신 피해자와 미혼모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경환 효성베트남 법인장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책임의 일환으로 베트남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조현준 회장의 경영철학을 따르며 효성의 핵심을 지켜가고 있다”고 기업 이념을 설명했다.
따라서 효성은 투자와 사회공헌 모두에서 베트남에 깊숙한 발자취를 남기면서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주요 가교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끈끈하게 이어진 효성과 베트남의 동행은 앞으로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한 조현준 회장은 “효성은 베트남을 전략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향후 100년 동안 회사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도모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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