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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Biz] 日’데이터 주권’ 사수에 필사적…탈(脱)네이버 압박은 당연한 수순?

아주경제 조회수  

사진라인야후 홈페이지
[사진=라인야후 홈페이지]

일본 정부가 메신저 앱 ‘라인’ 운영사 라인야후에 대해 취한 이례적인 두 차례 행정지도를 통해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등을 요구하고,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일본 정부 측 속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최근에는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라는 표면적 이유 이면에 AI(인공지능) 시대 ‘데이터 주권’ 사수라는 목적이 있고, 이미 3년여 전부터 ‘탈(脫) 네이버’를 압박해 오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은 지난 10일 두 차례 행정지도에 대해 “경영권 관점에서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며 “상당한 정도로 지배를 받고 있는 자본관계를 재검토하고, 모회사 등을 포함한 그룹 전체 보안 체제에 대한 본질적인 재검토를 가속화하도록 요청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일본 정부는 ‘경영권 관점’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지분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구하는 행정지도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앞서 8일에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네이버에 대한 지분 매각 요청 사실을 공식화했고, 소프트뱅크가 대주주 형태로 되는 것이 대전제가 된다고도 밝혔다. 9일에는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CEO가 “네이버와 자본관계 변화에 대해 협상 중”이라며 “A홀딩스는 이미 소프트뱅크가 지배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또한 “(네이버 지분) 1%부터 100%까지 매입하는 것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일본 정부와 손발을 맞춘 듯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 관계를 끊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사진라인야후 홈페이지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사진=라인야후 홈페이지]

이 같은 연쇄적인 움직임에 대해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라인 경영권을 빼앗기 위한 속셈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집권 자민당 내에선 라인이 ‘공공재’임을 강조하면서 라인과 네이버 간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노골적인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일부 자민당 의원은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여야 한다며 엄격한 조치를 요구했다.

라인은 동일본대지진 발생 3개월 뒤인 2011년 6월 출시된 후 약 1억명이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국민 메신저’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라인으로 구조를 요청하거나 생존을 확인하는 등 ‘핫라인’으로 활용됐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각종 방역 조치 알림과 함께 백신 접종 예약 등도 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행정서비스뿐 아니라 배달과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앱과도 연동되어 있어 한국에서 카카오톡 없이 못 살듯, 일본에서도 라인 없이 생활할 수 없다.

즉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지분 관계 정리 요구하는 배경에는 라인이 일본의 공적 인프라가 된 상황에서 ‘데이터 주권’을 상실하게 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선 현재 라인을 대체할 자국산 플랫폼이 부재한 상황이어서 이를 언제까지 한국 기업에 의존할 것이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외국 기업이 자국민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것이 석연치 않던 차에 2021년부터 간간이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제기됐고, 2023년 11월에 50만건 넘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자 경계심은 극에 달하게 됐다.

사실 2021년 당시에도 총무성이 라인 이용자 개인정보를 한국과 중국 소재 라인 직원들이 볼 수 있는 점을 문제 삼아 행정지도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총무성은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고, 결국 잇따른 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진 경위가 있다.
 

실적 발표에서 네이버와 자본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소프트뱅크사진소프트뱅크 홈페이지
소프트뱅크 측이 지난 10일 실적 발표에서 네이버와 자본 구조 조정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사진=소프트뱅크 홈페이지]

이와 관련해 한 일본 기자는 “일본 여론은 한국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마이넘버 카드’도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해 도입에 반발할 정도로 개인 데이터 유출에 민감하다”면서 “라인 이용자 정보 유출 사건이 경제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실제로 강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 10일 마쓰모토 총무상 발언은 라인 경영권 문제가 한·일 간 외교 문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이었지만 7월 1일로 제출이 예정된 라인야후 보고서에 “확실히 확인하겠다”고도 말해 추가 압박 가능성도 시사했다.

총무성은 개선 상황에 대해 적어도 1년간 분기마다 한 차례 보고하도록 라인야후에 요구 중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한국에서 반발 여론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 관계 재검토 요청 방침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14일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한국 내 여론이 점차 강경해지고 있는 사실을 일제히 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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