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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당분간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보류하기로 한 가운데 출구전략 마련을 위해 향후 해외 사업 로드맵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거듭 강조한 만큼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라인야후에 대한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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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네이버가 일본 대신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해외 사업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연스럽게 네이버가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라인플러스’ 지배권을 수성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라인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Z인터미디어트’의 지분 협상이 관건이다. 협상을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네이버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일본에 이어 제2의 해외 사업지로 선택할 곳은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라인이 일본만큼이나 주요 메신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라인 이용자는 일본이 9700만 명으로 가장 많지만 태국(5600만 명)이나 대만(2200만 명), 인도네시아(600만 명) 등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을 제외한 해외 사업을 관할하는 곳은 라인플러스로 Z인터미디어트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야후의 중간지주사로 라인야후가 지분 100%를 가진다. Z인터미디어트는 라인플러스 외에도 네이버제트(18.8%), IPX(전 라인프렌즈·70%), 라인게임즈(35.7%) 등의 주주다. 라인플러스는 동남아 등 해외 사업을 총괄하면서 라인의 핵심 기술이나 각종 서비스 개발을 맡고 있다. 동남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신사업을 확장하려면 라인플러스의 해외 사업 운영 노하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라인을 매개로 동남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활용하는 방식의 장기적 해외 사업 계획을 마련했다면 라인플러스의 지배권 확보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22년 인텔과 동남아 클라우드 시장 진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사업적 측면에서의 출구를 모색하는 한편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전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국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간담회에서 계속 라인에 남아 있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최근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데 대해 “이사진 비율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총무성 행정지도가 나오면서 내려올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총무성과 문제를 푸는 게 가장 중요하며 라인야후의 향후 글로벌 사업과 서비스 진행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은정 라인야후 대표는 “한국 직원들이 걱정하는 차별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라인야후 사태까지 터지면서 글로벌 플랫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플랫폼들은 미국 정치권과 정부의 규제 강도가 세지자 미국이 아닌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 시간) 중국의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해외 사업의 무게중심을 미국에서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는 상황을 보도하면서 ‘틱톡 강제 매각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로 틱톡이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는 한 미국 내 서비스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플랫폼들의 서비스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진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네이버는 라인야후가 7월 1일 일본 정부에 보안 조치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과 별도로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협상 의지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네이버는 소프트뱅크 측과 각각 협상단을 꾸려 지분 조정을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지분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가 ‘네이버 보호’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협상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뿐 아니라 기업 간 협상 과정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충분한 시간”이라면서 “네이버가 생각하는 1주의 가치와 소프트뱅크 측이 생각하는 가치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맞춰가는 과정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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