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한국 정부가 적게 부담하고 있다고 발언하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등을 시사한 가운데, 주미 한국대사관은 트럼프 측에 다양한 경로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한·미 관계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는 향후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주미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한·미 동맹은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제도화된 협력의 연속선상에서 흔들림 없이 계속 강화되어 갈 것”이라며 “정부와 대사관은 어떤 상황에도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대사는 “지난달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협정(SMA) 협상 첫 회의를 시작으로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마련과 한·미 연합 방위 태세 강화를 위한 한·미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사는 “5월 22일은 한·미 양국이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날이다. 142년의 한·미 관계와 71년을 맞이하는 한·미동맹이 이미 한반도를 넘어서 지역과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양한 경로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미국 국내 정치에 대한 개입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신중하고 중립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위비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현재 바이든 행정부와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2026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미국 대선 전 바이든 행정부와 결론내리는 걸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 대사는 한·미가 올여름까지 핵협의그룹(NCG)의 핵전략 기획·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완성하려고 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가이드라인이 도출되면 비핵국가로서 양자 차원에서 미국과 직접 핵전략을 논의하는 유일한 사례가 되고 한·미동맹은 확고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우리 민생경제에 직접 기여하는 첨단기술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현재 호조를 보이는 대미 수출과 한·미 상호 투자 규모는 물론이고 인플레이션감축법, 반도체법 등 미국의 국내 입법에 따라 제기되어온 기존 우려 역시 반도체, 청정에너지, 전기차 등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로 탈바꿈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중국 관세가 한국 경제와 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경쟁 관계인 품목에 관세가 부과된 만큼 일단 한국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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