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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애플의 ‘AI’ 맛보기…M3 맥북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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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 신제품./사진=백유진 기자 byj@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최근 애플은 최신 칩 ‘M4’와 함께 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애플은 M4를 ‘강력한 AI용 칩’으로 소개하는 등 AI(인공지능)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M4를 맥북이 아닌 아이패드에 먼저 탑재하며 부진한 태블릿 판매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다만 이는 M3를 탑재한 맥북 에어를 구매한 이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 있는 행보다. 애플이 ‘AI 기능을 위한 세계 최고의 소비자용 노트북’이라며, M3를 탑재한 맥북 에어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기 때문이다. 

M4가 이례적으로 아이패드에 먼저 탑재됨에 따라, 맥북의 최고 사양 칩은 여전히 M3다. 애플이 제조사 중 AI를 위한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가장 먼저 탑재한 만큼, M3가 들어간 제품도 AI 기능을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AI PC’의 가격을 고려하면 100만원 후반대의 맥북 에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마저 느껴진다. 애플로부터 M3를 탑재한 맥북 에어를 대여해 2주간 사용해 봤다.

M3 맥북 에어./사진=백유진 기자 byj@

전작 대비 달라진 점

이번 맥북 에어 신제품은 13·15인치 총 2종으로 출시됐다. 구체적인 사양은 전작과 거의 유사한 것이 사실이다. 무게(1.24kg)도 전작과 같고, 음향 시스템도 동일하게 13인치 모델의 경우 4개, 15인치는 6개의 스피커를 탑재했다. 전작에 이어 매직 키보드와 터치 ID도 지원한다.

몇 가지 차이점을 꼽아보면 와이파이 속도가 최대 2배 빨라진 것과 노트북을 닫아 놓은 ‘클램셸'(조개껍데기) 모드에서 외장 디스플레이가 최대 2대까지 연결 가능하도록 바뀌었다는 점이다.

양극산화봉공 처리로 지문 자국이 덜 남았다. 그래도 짙은 색의 제품은 어느 정도의 지문 자국은 감내해야 한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또 짙은 남색의 미드나이트 제품의 경우 지문 자국이 덜 남도록 하는 양극산화 봉공 처리를 했다. 보통 짙은 색상의 제품에 자국이 많이 남는데, 이 제품은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금 덜한 느낌이 들었다.

또 맥북 에어 최초로 ‘하드웨어 가속형 레이 트레이싱’도 적용됐다. 레이트레이싱은 고사양 게임 등에서 물체에 투과·굴절·반사되는 빛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 렌더링 기술이다. 하드웨어 기반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기반 레이트레이싱 대비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두뇌’ 역할을 하는 M3다. 전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M3를 탑재한 맥북 에어는 M1가 들어간 맥북 에어 대비 최대 60% 빨라졌다는 게 애플 측 설명이다.

벤치마크 프로그램 긱벤치6로 CPU 점수를 측정한 결과./사진=긱벤치6 캡처

실제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긱벤치6를 구동해 보니, 15인치 맥북의 싱글코어 점수는 2994점이었다. M3 프로(3111점), M3 맥스(3129점)를 탑재한 맥북 프로보다는 못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세계 최고 AI 노트북” 원동력은

M3는 빠른 속도뿐 아니라 AI 성능의 바탕이 된다. 애플 실리콘의 특징 중 하나인 ‘뉴럴엔진’ 덕분이다. 뉴럴엔진은 애플이 자체 개발한 AI 프로세서로, 최근 AI PC에 탑재되는 NPU와 같은 기능을 한다. 

특히 M3는 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각종 칩을 한 데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이다. 8코어 CPU(중앙처리장치), 최대 10코어 GPU(그래픽처리장치), 16코어 뉴럴엔진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 여러 시스템을 하나로 모은 덕분에 작은 크기에도 전력 효율성이 높다.

M3 맥북 에어./사진=백유진 기자 byj@

애플은 M3의 성능을 앞세워 맥북 에어를 ‘AI 기능을 위한 세계 최고의 소비자용 노트북’으로 소구하고 있다. 제품 소개에 AI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 맥북 에어 신제품이 처음이다. 최근 애플은 적극적으로 AI 성능을 강조하는 추세지만, 이전까지는 AI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다. 애플이 애플 실리콘을 통해 맥북 제품에 뉴럴엔진을 심은 것은 2020년 M1부터지만, 이를 ‘AI’로 표현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맥북 에어가 AI PC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보기엔 역부족이었다. M3의 AI 성능이 강력하다고 하지만, 이를 실제 느낄 수 있는 기능이 없어서다. 

루미나 네오의 생성형 AI 기능을 통해 사진 속 사람을 지우고 고양이 사진을 넣어봤다./영상=루미나 네오 앱 녹화

애플은 아직 기본 애플리케이션에 AI 기능을 도입하지 않았다. AI 기능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야 했는데 이마저도 다양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재까지 맥북 에어에서 가능한 수준은 ‘루미나 네오’를 통해 사진 속 흐린 하늘을 맑게 바꾸고, 사람 대신 고양이를 그려 넣는 작업 정도였다.

루미나 네오를 통해 흐린 하늘을 맑게 바꿔봤다./영상=루미나 네오 앱 녹화

다만 이는 현재 AI PC 시장에서 모든 제조사가 겪고 있는 문제다. AI PC 초창기인 만큼, 아직 소비자를 끌어모을 만한 ‘킬러앱’이 부재한 상황이다. AI를 위한 기초 체력은 갖춰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할 만한 기술이 없는 셈이다. 

AI 시장에서 애플은…

오는 6월 열리는 애플의 연례개발자회의(WWDC)가 기다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은 올해 WWDC에서 AI 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인 ‘에이잭스’도 포함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모히트 아그라왈 연구원은 “애플은 맥에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하며 AI PC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며 “자체 설계한 M 시리즈, 최적화된 맥OS와 새로 설계된 LLM(대규모언어모델)을 통해 강력한 생성형AI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3 맥북 에어./사진=백유진 기자 byj@

애플이 다크호스로 떠오를 날을 기대하고 있다면, 맥북 에어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지일 듯하다. 애플이 M4를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선보이면서 M3 맥북 에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M4를 탑재한 노트북이 출시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M4를 탑재한 맥북 프로는 올해 연말, 맥북 에어는 내년 봄에 출시될 전망이다. 

이번 맥북 에어는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팬 소음 없는 발열 관리 등 AI 기능을 제외한 매력도 여전히 갖추고 있다. 노트북을 검색, 문서 작업, 영상 시청 등으로 주로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라면 더욱 적절하다.

M3 맥북 에어./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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