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분양이 건설사들의 계획보다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봄 분양 성수기를 지난 시점에도 올해 전국 아파트 공급 실적이 당초 계획의 30%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청약 수요가 많은 서울조차 계획 대비 13.6%만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변동을 비롯해 고금리, 지방 미분양 적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냉각 등이 공급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 실적(분양진도율)은 27.7%로 나타났다. 연초 계획한 물량은 33만5822가구였으나 5월을 넘어선 시점에서도 실제 분양 물량은 9만2954가구에 그쳤다.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아직 상반기가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지만 올해 계획한 분양 물량을 절반 넘게 채운 지역이 있는가 하면 한 건도 분양하지 않은 지역도 있다.
광주는 연간 분양계획 2만811가구 중 1만1889가구가 분양돼 분양진도율이 5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도(49.4%), 전북(45.6%), 강원(44.1%) 등이 분양진도율 40%대로 분양 속도가 원만한 편으로 나타났다.
울산(39.5%), 인천(34.8%), 전남(33.1%), 대전(31.6%), 충남(31.1%), 경북(28.3%) 등도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그러나 경기(26.3%), 경남(22.7%), 충북(21.1%), 부산(16.9%), 서울(13.6%) 등에서의 분양진도율은 평균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대구에서는 분양계획 8601가구 중 1096가구만 분양돼 분양진도율이 12.7%에 그쳤다. 세종은 연간 818가구를 분양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한 건도 공급하지 않아 분양 진도율이 ‘0’(제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분양 진도율 저조 지역에 대해 “미분양 적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등 공급 과잉 우려가 있거나 기 분양한 사업지의 청약 경쟁이 저조한 지역”이라고 해석했다. 대구와 경기는 지난 3월 현재 미분양이 각각 9814가구와 8340가구에 이른다.
그는 또 “청약 대기 수요는 남아있으나 정비사업지별 시행·시공자 간 공사비 갈등이 커지며 공급 시기 조율이 쉽지 않은 지역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이 대표적이다. 서울은 청약 수요는 풍부하지만 상당수의 사업지가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아울러 고금리, 부동산 PF 대출 냉각, 원자잿값 인상 등도 분양진도율 하락 원인으로 센터 측은 해석했다. 함 랩장은 “곧 여름 분양 비수기가 도래할 예정이어서 지역 내 청약 대기수요가 상당하더라도 아파트 공급 증가를 단기에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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