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를 모두 합쳐 별도 기준 2조52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작년 1분기에 기록한 1조9921억원과 비교했을 때 26.8% 늘어난 규모다.
기업별로는 삼성화재가 올해 1분기 68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5792억원) 대비 18.1% 늘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4473억원에서 5834억원, 현대해상은 3153억원에서 4773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각각 30.4%, 51.4% 확대됐다.
메리츠화재는 당기순이익을 작년 1분기 3965억원에서 올해 1분기 4909억원으로 23.8% 끌어올렸고 KB손보도 같은 기간 2548억원에서 292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으로 15.1% 늘렸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는 보험계약마진(CSM)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SM은 IFRS17 도입 후 보험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는 장기 인(人)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을 앞다퉈 확대하다가 금융당국의 ‘과당경쟁’ 지적 이후 보장이 축소되는 등의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손보사의 1분기 장기 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늘어난 19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보험사별 장기보험 이익도 적게는 6.3%에서 많게는 206.4% 늘었다.
그러나 신계약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장기 신계약 CSM 배수는 대부분 손보사에서 감소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출혈경쟁으로 인해 사업비가 늘었고, 다른 보험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한 해지율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도 보험업계 과당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보험개혁회의’를 출범시키고 회계 신뢰성 제고에 나섰다. 과당경쟁, 단기수익성 위주 상품개발 등 부작용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각의 우려처럼 대형 보험사 건전성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시장이 조금 더 건강해질 필요는 있다”며 “IFRS17 도입 이후 시장 관행을 축적하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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