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를 놓고 검찰 고위간부가 대거 인사되자 검찰과 대통령실·법무부 간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김 여사가 연루된 명품백 수수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친윤'(친윤석열)인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임명되고, 총장의 ‘수족’인 대검 참모진도 대거 물갈이되자 이원석 검찰총장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 총장은 14일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검찰 인사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7초 간 침묵하며 말을 잇지 못하다 “이에 대해서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수사와 관련된 질문에는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며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습니다.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말했다.
또 임기와 관련된 질문에도 “공직자로서, 검찰총장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장의 말대로라면 오는 9월까지 약 4개월간 남은 임기를 채우고 김 여사 수사 역시 계속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법무부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송경호 지검장에서 이창수 전주지검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여기에 서울중앙지검 수사 실무를 지휘하는 1∼4차장 검사도 전원 물갈이했고, 이 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했다.
법무부의 이 같은 인사를 두고 법조계는 매우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검사장급 이상 40명 인사를 낸 게 작년 9월로 채 1년도 안된 시점이고 이 총장 임기 역시 4개월 뒤면 끝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인사는 김 여사 방탄 인사라는 평가다. 이번 인사를 놓고 이 총장이 출근길에 말을 하지 못한 것은 법무부가 이 총장과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뜻으로, 법조계에선 이번 검찰 인사에 이 총장이 ‘패싱’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법조계는 검찰과 대통령실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송 지검장이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명품백 수수 의혹 조사를 두고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용산 대통령실에 전했고, 이 총장 역시 송 지검장에게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뒤 대통령실과 검찰의 불협화음이 한차례 감지된 바 있는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갈등은 수면위로 떠오른 형국이다.
다만 이 총장이 이번 인사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향후 중간 간부 인사 등을 놓고 검찰과 대통령실이 향후 크게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 총장이 7초 침묵으로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대검 내부에서도 왜 이 시점에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돌고 있는데 비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전날 ‘인사를 총장과 협의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필요한 절차를 다 했다”며 당당한 태도를 취해 향후 인사에서도 용산 대통령실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향후 중간 간부 인사 기조 등을 정할 검찰 인사위원회 기일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사를 지휘하는 형사 1부장·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 2부장, 공석이 된 1∼4차장 후임자 임명 등을 놓고 검찰과 대통령실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분출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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