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픈AI가 실시간 음성인식과 응답이 가능한 챗GPT를 공개하면서 텍스트 기반이던 기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도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통해 이러한 목표를 지향했지만 챗GPT가 더 높은 기술 완성도를 보이면서 시리의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시각에 무게를 더한다.
14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픈AI의 ‘GPT-4o(지피티 포오)’ 기술력은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애플 경영진들이 여태껏 시리로 달성하고자 했던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챗GPT는 그동안 주로 텍스트 기반의 질의응답 형태에 그쳤으며 웹브라우저상에서 동작하거나 모바일앱, 다른 서비스와 연계 등으로 활용 플랫폼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GPT-4o 버전부터 답변 정확도와 속도에 큰 개선을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기존 버전과 달리 텍스트와 시각 그리고 음성을 엔드투엔드(end to end), 즉 처음부터 끝까지 동시에 학습하는 방식으로 개발해 정보 손실이나 시간 지연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 코파일럿과 비슷하게 데스크톱 앱을 통해 업무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여 본격적인 ‘생산성 도구’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로 AI PC 시대를 주도할 가능성까지 제시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리는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기능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오픈AI가 크게 발전된 음성인식 비서 챗봇을 만든 것이 분명하다”고 바라봤다.
GPT-4o가 텍스트의 한계를 벗어나 이미지와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멀티모달’ 이라는 점도 시리를 넘어서는 부분으로 꼽힌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글라스 등 여러 폼팩터 기기에서 활용되며 일상 생활에 AI를 더욱 밀접하게 만들 잠재력을 갖춰낼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최근 AI가 일상을 도와주는 유능한 동료 역할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런 형태의 발전은 애플 시리를 비롯한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삼성 빅스비 등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들이 출시됐을 때부터 지향점으로 자리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들은 플랫폼과 활용성, 부정확한 음성인식 수준으로 이용자와 소통 수단에 한계를 보이며 제약이 컸다.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여러 한계를 돌파하면서 마침내 일반 사용자들이 꿈꾸던 진정한 인공지능 기술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은 “차세대 스마트폰의 진화”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GPT-4o가 탑재된 기기는 기존의 제품 수준을 한 단계 넘어섰다고 바라봤다.
오픈AI가 GPT-4o를 데스크톱 앱을 통해 애플 맥북에 먼저 출시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여겨진다. 애플 기기의 대표적 인공지능 서비스이자 관련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시리와 맞대결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픈AI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을 막 도입한 상황이다 보니 ‘집안 싸움’을 피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오픈AI는 GPT-4o 윈도우 버전을 연말에 공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애플도 ‘M4’ 칩에 기반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최근 출시하고 이후 맥북 등 차기 제품에 인공지능 기술을 본격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오픈AI가 선제공격에 나선 셈이다.
오픈AI가 무료 사용자에까지 신모델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선택도 성장 잠재력에 자신감을 가진다는 점을 드러내는 요소로 꼽힌다.
이는 본격적인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또 기술 고도화와 제품 효율화를 모두 달성해 개인에게 추가 비용을 받지 않고도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챗GPT 무료 사용자가 1억 명이 넘다 보니 오픈AI가 이들에게서 앞으로 수익을 올릴 방법은 많다”라고 바라봤다.
결국 오픈AI가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을 주도한 데 이어 플랫폼의 한계까지 넘어 애플과 같은 경쟁사들에 우위를 점하면서 인공지능 분야 리더십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는 GPT-4o 공개행사 말미에 “조만간 다음 대형 프로젝트도 공유해 드리겠다”라고 밝히며 챗GPT의 진화가 계속 이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이근호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