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도전을 계속한다. 최근 한미약품과의 통합 추진 과정서 고배를 마셨지만, 제약·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기존 사업방침에는 변함없다는 견해다.
이 회장은 14일 열린 ‘OCI홀딩스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동남아시아(말레이시아)를 위주로 제약 및 바이오 기업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며 “각 지역의 기업 한 곳씩을 인수합병 차원서 보고 있고 선택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성사가 된다면 최대 조 단위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기업의 경우 규모가 커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후보에 오른 동남아 기업은 시가총액 6000억원 가량으로, 증자 참여 및 지분 획득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이 제약·바이오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시장 성장성과 높은 영업이익률에 있다. 그는 각국 생활 수준이 상향평준화되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제약·바이오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내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해외 대비 규제가 심한 탓에 평균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점도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이다.
이 회장은 “당사 투자전략은 투자수익률(ROI) 20% 및 영업이익률 20%를 모두 충족하는 업종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투자 후 5년 이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포부를 드러내면서도 ‘한미약품 사태’를 재발하지 않기 위해 보다 진중한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약품과의 통합 추진 시 상당한 반발로 무산됐는데 당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면 그런 일이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사 부족함의 방증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 역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준비가 덜한 상태에서 일을 추진하다가 예상치 못한 혼란을 겪었다”며 “향후 투자는 면밀한 검토는 물론, 예상되는 리스크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회장은 OCI그룹 지주사 출범 1주년을 맞아 그룹 및 자회사의 사업 방향성도 공개했다. 그는 “제약·바이오와 태양광, 반도체가 향후 성장동력”이라며 “특히 태양광(폴리실리콘)과 반도체(첨단소재) 등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중심으로 태양광 밸류체인별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고, 화학 부문에선 사업회사 OCI를 바탕으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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