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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103140)이 구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14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보급의 확대로 구리 가격은 연초 대비 20%가량 올랐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방산 사업이 성수기에 드는 올 2분기 풍산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장 대비 1.06%(800원) 오른 7만 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7만 8100원으로 급등 출발한 후 7만 89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다시 썼다. 풍산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635억 원, 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36.1% 줄었다. 풍산의 사업은 크게 방산과 신동 부문으로 나뉘는데 방산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구리와 구리 합금을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 신동 부분이 선전하면서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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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구리 가격 상승세였다. 신동 부문의 판가 상승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연초 대비 약 19.2% 상승한 톤당 1만 185.5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4월 이후 최고가다. 이 덕에 구리 상장지수증권(ETN)도 나란히 신고가를 기록했다. 구리 선물 가격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KB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은 전날보다 주가가 4.75%(925원)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같은 날 삼성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H), 한투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 등도 5%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며 연중 가장 높은 주가 수준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AI 열풍과 전기차 보급 등이 맞물려 구리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건설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에도 적잖은 전선과 구리가 필요하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남미 광산 폐쇄 및 중국 제련소 감소로 인해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등 신규 수요가 창출됨에 따라 구리의 수급이 타이트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방산업이 통상 2분기에 성수기에 접어든다는 점에서 풍산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풍산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85%, 118.92% 증가한 성장한 1조 2519억 원, 1180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국지 도발까지 늘어나며 탄약 확충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방산 실적은 내수 판매 증가에 따라 상승하는 형태를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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