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이른바 ‘OS요원’(계약직홍보요원)이 서울 내 핵심 격전지인 압구정 5구역 재건축 조합에 잠입, 조합원을 불법사찰한 의혹을 받고 있다. 소문만 무성하던 OS요원의 은밀한 첩보 활동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업계 파장이 일고 있다.
14일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압구정 5구역 재건축 공식 단체채팅방인 ‘압구정5구역(1&2차) 주민 단톡방’에 윤 모 씨가 조합 대의원 A씨의 실명과 함께 A씨를 분석한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조합원과의 친밀도, 조합성향, 상담내용, 동의서 제출 여부 등이 담긴 짧은 보고 형태의 글이다.
글을 올린 사람은 윤씨이지만, 보고 내용 속 이름은 한 모 씨로 나와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조합원들이 파악한 결과, 글을 올린 사람은 조합원 윤씨가 아닌 삼성물산과 계약한 리서치 용업업체 소속 OS(아웃소싱)요원 한씨로 확인됐다.이 단톡방은 2020년11월 처음 만들어진 이후 현재 198명이 활동 중이다. 실제 조합원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다.
논란이 된 건 글의 내용은 이렇다. OS요원인 한씨는 A씨와 어디서 만났고, 누구를 통해 만남을 가졌고, 조합장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렸는지 등 구체적으로 정리해 올렸다. 사실상 불법 사찰로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조합에서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3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원을 비롯한 소장, 팀장, 리서치 용역업체 대표 등을 불러 면담을 가졌으나,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양호 압구정5구역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삼성물산 측에 진실한 진술을 부탁해 달라고 했으며, 자체 조사결과를 조속히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알렸다. 이에 삼성 측은 “준법경영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하며 시간을 달라”고 답변했다.
대체로 음지에서 스파이처럼 활동하는 OS요원의 행적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건 좀처럼 없는 일이다. OS요원은 첩보 활동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밀하게 조직돼 움직인다. 시공사 선정 전까지 물밑에서는 최대한 설득을 위한 조합원 밀착 마크에 들어간다. OS요원의 조합원 개별 접촉은 금지 조항이지만, 이를 어겼다는 의혹은 수주전마다 나오는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과거에도 노조 조합원 불법 사찰 의혹을 받아왔다. 2015년에는 지속적인 민원인이나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 소속 집행부에 대한 실시간 사찰이 확인됐다. 당시 삼성물산은 공식적으로 “깊이 사과하고,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해 사찰을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작년 부산 시민공원 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지에서 포스코이앤씨에게 패배한 이후 수주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까지는 클린수주 표방하면서 본사 직원 중심으로만 영업한다고 했으나, 다급해지자 OS요원을 다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압구정, 신반포, 한남4 구역 등 핵심 사업지가 급해지자 손 바닥 뒤집듯 영업 기조를 바꿔 OS요원을 쓰고 있다”며 “이번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압구정 일대 분위기가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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