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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의 논란 불거진 ‘우리투자증권’ 사명… NH는 문제 제기 안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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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기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고객이 오인할 경우를 대비해 포털 사이트에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NH투자증권이 나오게 해놨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공식적인 회사 이름으로 쓰겠다고 한 상황인 만큼, 법인 증빙 자료를 네이버에 제출하면 NH투자증권은 자연스럽게 연관 검색어에서 빠질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

우리금융지주가 10년 만에 다시 출범시킬 증권사 사명을 우리투자증권으로 확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 합병 계약서에 첨부된 정관을 통해서다.

그런데 이 이름을 두고 상도의를 어겼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은 NH농협금융지주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이 10년 전 우리금융 시절에 사용하던 사명이 바로 우리투자증권이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는 물론이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우리투자증권을 입력해도 NH투자증권으로 연결된다. 과거 사명에 연동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객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일단 NH투자증권은 상표권을 두고 문제 제기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14년 6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2014년 6월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14일 증권업계·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합병비율은 우리종금 주식 1주당 포스증권 약 0.34주이며, 합병 후 지분율은 우리금융지주 97.1%, 한국증권금융 1.5% 등이다.

우리금융은 합병 당시 계약서에 첨부된 정관에 법인 상호를 주식회사 우리투자증권으로 기재했다. 당초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 합병을 발표하면서 금융당국 승인 절차 등을 고려해 우리투자증권을 ‘가칭’인 것처럼 소개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일찌감치 이 이름을 사용할 준비를 마쳤던 셈이다.

문제는 NH투자증권의 전신을 우리투자증권으로 생각하고 있는 투자자다.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에 옛 우리투자증권(지금의 NH투자증권)을 매각한 건 2014년으로, 10년 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은 네이버·다음·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서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NH투자증권이 결과로 나오게 조치한 상태다. 공식적인 서류에서 NH투자증권을 표기할 때 (구)우리투자증권을 병기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NH투자증권'이 나온다. /홈페이지 캡처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NH투자증권’이 나온다. /홈페이지 캡처

일각에서는 과거 매각했던 우리투자증권의 이름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주인이 우리금융에서 NH농협금융지주로 바뀌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당시 NH농협금융 회장)이기 때문이다. 이번 우리투자증권 명칭을 고집한 것도 임 회장 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상표권이 있어도 농협금융과 사전에 양해 없이 다른 회사에 판 회사 이름으로 사명을 정한 건 도의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종금증권도 있고, 우리증권이나 우리금융투자 등 다양한 이름 선택지가 있을 텐데 굳이 우리투자증권을 고집하는 이유엔 NH투자증권 후광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딱히 문제 제기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우리금융이 새로운 증권사의 이름을 우리투자증권으로 법인 등록해도 NH투자증권이 별도로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우리금융이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면서도 상표권은 지켰기 때문이다. 같은 해 11월 우리금융이 지주사를 해체하면서 상표권은 우리은행에 넘어갔는데, 이 권리는 내후년까지 유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선은 우리금융이 이 이름을 사용할 법적 권한이 있다”면서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만큼, 이름에 ‘우리’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옛 우리투자증권의 영광(?)에 기댈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옛 우리투자증권을 기억해 주시는 고객이 많이 있다”면서 “이 같은 고객 유입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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