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이 30% 가까이 급감했다. 특히 민간 부문의 건설 수주액이 크게 줄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국내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주택 건축 수주액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주택사업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감 줄었다…1분기 국내 신규 수주액 큰 폭 감소
14일 대한건설협회의 ‘국내건설경제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2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특히 민간부문 수주가 22조 21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6.2% 줄었다. 공공부문 수주는 12조147억원으로 5.9% 감소했다.
공사 종류별로 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축 수주는 20조5880억원으로 27.4% 줄었으며, 토목은 13조6331억원으로 29.0% 감소했다.
또 상위 10곳의 건설사 중 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등 7곳의 올해 1분기 정비사업 수주 물량은 0건이었다. 실제로 건축 부문에서 재개발 수주가 37.7% 줄기도 했다. 이는 고금리·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파악된다.
대형 건설사, 해외에선 ‘선방’, 국내는 ‘부진’
민간부문 수주액이 약 36% 감소한 가운데 해외 수주 덕분에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국내에서는 웃지 못했다.
삼성물산의 1분기 국내 신규 수주는 1조9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690억원)에 비해 47% 줄었다. 해외 수주까지 합한 실적은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1060억원)대비 60% 줄었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9조5177억원의 신규 수주액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1분기보다 60.3% 늘어났다. 반면 국내 수주액은 지난해 1분기 5조4424억원에서 올 1분기 4조638억원으로 25.3% 감소했다. 해외 실적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스 플랜트 증설 공사를 수주한 GS건설도 해외 수주는 늘었지만 국내 수주가 전년 동기(1조8830억원)대비 27% 감소한 1조3670억원에 그쳤다.
서영재 신임대표를 선임한 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국내 수주액은 1조874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555억원)와 비교해 36.5% 감소했다. 또 최근 1분기 동안의 원가율은 2022년 84.6%, 2023년 89.6%, 2024년 90.4%로 계속 상승했다. 주택사업 원가율 악화로 저하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게 우선 과제다.
주택·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주택 건축 수주액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계된 1분기 총수주액은 10조9592억원으로, 이는 신규 주택 사업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액까지 포함한 것이다.
분기 기준 주택 수주액이 11조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2분기(10조4016억원) 이후 약 10년 만이며, 전년 동기(11조7421억원)와 비교하면 약 6.7% 감소했다.
나아가 공사비 폭등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여파 등으로 민간부문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4월 건설경기실사 ‘종합실적지수’를 검토한 결과, 전월 대비 0.2포인트(p) 상승한 73.7을 기록했는데, 3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건설기업들의 체감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통상 수주 및 공사량이 증가하는 계절적 영향으로 인해 4월에는 지수가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데다 지난 3월28일 정부의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이 발표돼 지수 회복에 영향을 미쳤으나, 지수 상승 폭은 0.2p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건설경기실사지수는 건산연에서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산출되는 지수다. 이 값이 100을 넘으면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넘지 못하면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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