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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교촌, ‘수익성’ 챙기고 ‘고객’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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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비즈워치

선택의 순간

기업을 운영한다는 건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군가는 개인의 삶 역시 그렇다고 말하겠지만, 기업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기업, 업계, 직원, 소비자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선택의 무게가 한층 더해집니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우 여기에 ‘가맹점주’라는 고민의 대상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본사의 이익과 소비자의 이익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프랜차이즈 기업은 가맹점주의 이익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균형 잡기에 실패하면 곧바로 기업에도 타격이 갑니다. 

교촌에프앤비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10여년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1위를 지켜왔던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좋은 예입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133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9억원을 기록했던 전년보다 100% 넘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강도 높게 진행된 수익성 개선 작업 덕분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가격 인상이 있었죠. 교촌치킨은 지난해 4월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레드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씩 올렸습니다. 오리지날은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라 19%,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15% 올랐습니다.

떠나는 소비자

가격 인상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1.7%였던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난해 2분기에 3.2%로 반등했고 3분기 7.7%, 4분기 6.4%를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률이 5.6%로 개선됐습니다. 가격 인상의 주 요인이었던 원재료 가격 폭등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올해 1분기엔 영업이익률 10.5%를 기록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의 분기 이익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3, 4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훌륭한 실적’이라 평가할 만합니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는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고 자평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교촌에프앤비가 기록한 10%대 영업이익률에는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바로 매출이 정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촌에프앤비의 최근 4개 분기 매출은 각각 1020억원, 1114억원, 1112억원, 1133억원입니다. 10%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매출이 전혀 늘지 않고 있습니다. 

가격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소비를 멈추는 건 흔히 있는 일입니다. 담배가 대표적이죠. 하지만 소비자는 오른 가격에 금방 적응합니다. 몇 달 후면 수요가 제자리를 찾고, 인상된 가격만큼 매출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교촌에프앤비는 가격을 올린 지 1년이 지났는데도 매출이 1100억대원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처럼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지 않은 만큼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지만, 가격 인상 전보다도 매출이 줄어든 건 의외입니다. 가격을 올린 만큼 소비자가 떠나갔고,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체재 없다”도 옛 말

몇 년 전까지 교촌치킨은 치킨 마니아들 사이에서 ‘대체재가 없는 치킨’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경쟁사들이 간장이나 고추장을 이용해 비슷한 메뉴를 내놨지만 교촌치킨만의 식감과 맛을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교촌치킨이 늘 ‘양이 적다’, ‘다른 브랜드보다 비싸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업계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어느덧 교촌치킨도 업력이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지금 교촌치킨의 매출 ‘3대장’인 오리지널, 레드, 허니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된 허니 시리즈가 2010년에 나왔으니 올해로 출시 14년차가 됐습니다. 새로운 맛을 내세운 새로운 브랜드도 매년 수십개씩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더이상 교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몇 년간 실적 개선을 위해 벌인 행보도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습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공식적으로 도입한 게 대표적입니다. 이후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배달비를 도입하며 교촌치킨은 배달비 도입의 원흉으로 지목됐습니다. 배달비 도입이 교촌의 탓만은 아니겠지만, 시발점이 됐다는 건 표적이 되기 좋은 일이죠.

지난해 가격 인상 역시 ‘총대’를 맸습니다. 인상 시기도 빨랐고 인상폭도 컸습니다. 경쟁사들은 잽싸게 “인상 계획이 없다”며 거리두기에 나섰죠. 지난해 12월 bhc도 가격을 올렸고, BBQ는 10월부터 자랑하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함량을 50%로 낮추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나섰지만 상대적으로 눈길을 덜 받았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본사의 이익과 가맹점주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감수한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업계 1위였던 매출은 3위로 내려앉았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니 노림수는 통했습니다. 하지만 손님 없는 가게가 오래 유지될 수는 없죠. 결국 떠나간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을 ‘한 방’이 필요합니다. 그 한 방이 메밀면이나 ‘닭마카세’는 아닐 겁니다. 치킨 시장에서 후라이드·양념의 시대를 끝낸 교촌치킨이 다시 한 번 영광의 시대를 재현할 수 있을까요. 교촌치킨의 다음 한 수를 기대해 봅니다. 

비즈워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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