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박지원 대표이사가 걸그룹 뉴진스 멤버들에게 ‘긴 휴가’를 준다고 했다고 뉴진스의 부모 중 한 사람이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하이브와 자사 레이블 어도어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14일 일간스포츠가 어도어 소속 뉴진스 멤버들 중 한 멤버 어머니와의 전화 인터뷰를 보도했다.
한 멤버의 어머니 A씨는 지난 12일 “저희가 괜히 이런 메일을 보내서 이런 일이 일어났나 싶어서 정말 너무 마음이 괴로웠다”며 말을 시작했다.
A씨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님 기자회견이 있던 날(4월 25일), 저를 포함해 세 명의 뉴진스 엄마들이 하이브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민 대표님이 큰일 날까 걱정도 되고 우리들이 하이브와 어도어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박지원 (하이브) 대표님은 20여 분 늦게 오셨고, 다른 경영진 분들이 먼저 오셨다”면서 “우리의 중재 관련된 이야기는 몇 분 못 했고, 그분들이 노트북 같은 걸 갖고 오셔서 ‘민 대표님이 이런이런 잘못을 하셨다’고 이야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A씨를 비롯한 뉴진스의 부모들은 지난 3월 31일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신인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문제 등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메일을 어도어에 보냈다. 어도어 민 대표는 해당 메일을 포함해 자신의 의견을 담은 메일을 4월 3일 하이브와 빌리프랩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어도어는 4월 16일 문제 제기에 대한 답이 없다며 다시 한번 메일을 보냈고, 이날 하이브는 1차 메일에 대한 답 메일을 발송했다. 이후 하이브는 어도어의 2차 메일에 답 메일을 4월 22일 오전에 발송하고, 오후에 어도어 감사에 돌입했다.
A씨는 ‘뉴진스 어머니들이 민희진 대표에게 설득당해 이 같은 메일을 보냈을 것이란 의혹도 있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아도 하이브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어도어 부사장 카톡 내용 같은 거 보여주면서 그렇다는 거 다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런 단어를 써도 되는지 그런 걸 잘 모르니깐 메일 보내고 싶은 거 민희진 대표님에게 부탁해서 봐주신 것”이라며 “(하이브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본적으로 우리(뉴진스 부모)들이 시작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에 (아일릿) 콘셉트 사진 등이 올라오는데 제 친구들이 뉴진스 새 사진이냐고 보내주면서 그런데 ‘○○이 없네’라고 하더라. 이건 뭐지 싶었다.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진스) 엄마들끼리 의견을 교환해서 민 대표님에게 물어봤다. 분명히 저희들이 시작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자신들이 보낸 메일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뉴진스 멤버들의 인사도 안 받는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A씨는 “우리 애뿐 아니라 다른 애들도, 데뷔 이후에 다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라. 한 아이는 엘리베이터에 같이 있는데도 인사를 안 받으셨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날 그 문제를 다시 제기했더니 하이브 분들이 ‘어머님들, 정말 오해시다’면서 ‘방시혁 의장님이 안면인식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했다.
A씨는 “그 자리에선 더 말을 못 하고 나왔지만 나오고 난 다음에 ‘아니, 안면인식장애면 소리는 들리지 않나. 그리고 누구인지 못 알아봐도 인사를 하면 보통 인사를 받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A씨는 “그 자리에서 하이브 분들이 민 대표님의 경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이야기니깐 (뉴진스) 아이들에겐 절대 이야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런데 하이브에서 나오고 한 시간도 안 돼서 (어도어) 경영 관련 기사들이 막 나오더라. 아이들 그렇게 아끼는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한 시간도 안 돼서 기사를 내니 ‘이 사람들 뭐지’ 싶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박지원 대표님이 나중에 오셔서 저희에게 ‘민 대표님이 6월 뉴진스 도쿄돔 자료를 하나도 공유를 안 했지만, 자신들도 프로들이 많아서 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쿄돔 끝나면 (뉴진스에게) 긴 휴가를 줄 계획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긴 휴가인지는 물어보지 못했는데, 그 자리에서 박 대표님이 ‘그래미(상 받은) 프로듀서를 섭외하는데 1년 반 정도 걸리는데 최대한 빨리 붙이려고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나오면서 엄마들끼리 ‘그래미 프로듀서가 1년 6개월 걸리는데 그걸 최대한 빨리 붙인다고 했으니 긴 휴가가 그 정도라는 소리인가’란 이야기를 했다. 다음에 만나면 이걸 물어봐야지 했다”고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뉴진스의 부모들은 하이브에 ‘민희진 대표님과 함께하는 뉴진스를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이 뜻은 다섯 멤버의 엄마들이 모두 합의한 공통적인 생각이다.
한편 A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 하이브 고위 인사는 “긴 휴가를 준다는 게 휴지기를 갖게 하겠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면서 “보통 아이돌이 컴백하면 활동을 많이 하고 그 뒤 휴식기를 가지지 않나. 그런 뒤에 또 컴백 일정 잡히면 열심히 하고, 그런 의미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수납'(소속사에서 아이돌 활동을 오랜 기간 중단시키는 것을 일컫는 업계 은어)을 할 거면 프로듀서랑 제작자 이야기를 왜 했겠느냐는 게 당시 같이 참석했던 분들의 전언”이라고 반박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