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027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 18)이 도입되는 가운데 상장회사와 투자자들이 영업손익 등 측정 방법에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해 달라고 금융 당국에 당부했다.
국내 주요 상장사와 투자자들은 금융위원회가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간담회에서 이 같이 요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공인회계사회, KT&G(033780), HD한국조선해양(009540),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 우리은행, 나이스신용평가, 삼성증권(016360), 한화자산운용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확정·발표한 IFRS 18 기준서는 영업손익 구성 항목이나 측정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율한 게 특징이다. 2027년부터 시행한다.
IFRS 18에서는 영업손익을 투자나 재무 등의 범주가 아닌 ‘잔여 손익’으로 정의했다. 손익 범주별 중간 합계를 신설해 성과 정보 비교 가능성을 제고하고 경영진 성과(MPM) 개념을 도입해 비(非) 회계기준 측정치를 자의적으로 공시할 수 없게 했다.
지금까지의 IFRS에서는 영업손익 등 손익계산서의 중간 합계에 대한 표시나 측정 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율하지 않았다. IFRS 18이 도입될 경우 영업손익 추가 표시를 의무화하던 한국 기업의 재무제표 표시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IFRS 18 상 영업이익은 잔여 범주 접근법에 따라 산정돼 일시적·비경상적 항목이 상당수 포함된다”며 “이익의 지속성·예측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활용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타손익 항목이 영업손익 항목에 포함될 경우 기업의 보수적 회계처리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며 “영업손익을 이미 표시하고 있는 한국적 특수성이 감안해 IFRS 18을 일부 수정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감원도 현재 감사인 직권 지정, 금융투자업 인가 등 금융 규제에도 영업손익을 활용하는 만큼 IFRS 18 도입에 따른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 IFRS 18에 따른 K-IFRS 초안을 마련한 뒤 관계기관, 기업,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IFRS 18은 20여년 만에 재무제표 기본구조가 바뀔 수 있는 기준”이라며 “국내 사정에 맞는 합리적인 도입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