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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 정치9단] 국회 원 구성 협상 ‘난항’의 역사…쟁점은 법사위원장 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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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2대 국회 원(院) 구성 문제를 놓고 협상 테이블을 준비 중입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의 회동은 22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 간의 공식 대면으로 원 구성 현안 관련 의견을 나눌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화기애애 속 ‘창과 방패’ 대화

15분여간 이어진 이날 회동에선 원 구성 협상 관련 논의는 없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뼈 있는 대화’가 오갔다는 평입니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이 민생지원금 편성을 위해 추경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 이슈를 꺼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는 ‘채상병 특검’에 대해서도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수용을 건의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상견례 자리로 온 만큼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갑자기 훅 들어오고 견해를 이야기 하면 대화를 못하지 않겠냐”며 “시간을 좀 갖고 대화하면 잘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민주당 측은 야당이 압승한 이번 22대 총선 민의를 따라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는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총선 민심은 협치’라며 두 상임위원장직을 내줄 수 없다고 맞서는 형국입니다.


 
상견례 성격의 회동이었지만 각종 쟁점 현안을 둘러싼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만큼 서로가 줄다리기를 벌인다면 ‘지각개원’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불리한 쪽은 국민의힘입니다. 추 원내대표가 175석을 가진 민주당을 놓고 향후 어떤 전략을 세울지도 관전포인트로 떠오릅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긴밀히 대화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깊이 공감을 이뤘다”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나 식사 자리를 갖고 얘기하다 보면 서로 의기투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 원내대표도 “일주일에 한 번만 만나는 것은 아니고 횟수는 그보다 훨씬 자주 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법사위원장 배분 최대 쟁점…상임위 배분 관행 21대 국회서 깨져

국회는 2년마다 전·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하며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고 있지만 상임위원장직을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국회가 새로운 상임위원회를 구성할 때마다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소관 상임위 심사를 마친 법안은 본회의 부의 전 반드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칩니다. 따라서 법사위는 법안 통과의 최종관문으로 여겨집니다. 
 
상임위는 민주화 이후인 1988년 개원한 13대 국회 때부터 여야 의석 수 비율에 따라 배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관행일 뿐 해당 규정은 국회법 어디에도 없습니다. 민주화 이전에는 집권여당이 상임위를 장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이중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경우 상호 견제를 위해 여야가 나눠 갖는 것으로 관례를 정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4년 17대 국회부터 국회의장은 원내 1당, 법사위원장은 원내 2당이 맡았습니다. 
 
이러한 관례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며 깨졌습니다. 그 결과 민주당은 ‘오만한 야당’이라는 거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입법독주로 2021년 4·7 부산시장·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모두 패배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결국 21대 국회 후반기에는 양당이 협상 끝에 상임위원장 비율을 11대7로 나누면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이른바 ‘협치’ 시도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의 각종 개혁 법안 추진이 국민의힘의 발목잡기에 막혔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되찾기 위해 국민의힘을 몰아붙이는 이유입니다.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14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125일 소요…역대 최장 기록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해 대통령실 참모 등을 증인으로 불러 질의하거나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21대 국회 전반기를 제외한 역대 국회에서는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았습니다. 여당 동의 없이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사례는 전무합니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시작될 원 구성 협상은 여야 의원들의 최대 과제입니다. 국회 첫 임시회 본회의는 국회법에 따라 임기 개시일(5월30일)로부터 7일 이내인 6월7일까지는 열려야 합니다. 그러나 여야의 극심한 대립은 국회를 늘 ‘개점휴업’ 상태로 되돌리고 있습니다.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을 마무리 못해 원 구성을 지연하는 일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직전인 21대 전·후반기 국회는 원 구성까지 각각 47일, 53일이 걸렸습니다. 14대 전반기 국회는 원 구성에 125일이 소요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습니다. 18대 전반기 국회도 88일간 입법공백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2대 국회에서도 상임위 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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