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가가 넉 달 째 상승하면서 물가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한 여파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43.68로 전월 대비 3.9% 올랐다. 2022년 11월(147.92) 이후 최고치이자 증가폭 기준으로는 지난해 8월(4.1%)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원재료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5.5% 뛰었고 중간재도 3.7%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9%씩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월 배럴당 84.18달러에서 지난달 89.17달러로 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3월 1330.70원에서 4월 1367.83원으로 2.8% 올랐다. 두 요인은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1차금속제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의 가격을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원유 8.9%, 동광석 12.4%, 나프타 3.8%, 동정련품 12.4%, 알루미늄정련품 12.5% 등이 올랐다. 커피도 14.6%나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력한 반도체 훈풍으로 4월 수출물가지수는 4.1% 올랐다. 2022년 3월(6.2%) 이후 최대폭 증가다. 품목별로는 DRAM 16.4%, 플래시메모리 11.4%, 반도체 10.9% 등으로 뛰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2.5% 하락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는 광산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5월 중 국제유가가 다시 3월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달라지다보니 계속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부터 한은은 통관자료의 조기입수가 가능해지면서 ‘수출입물가지수’와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통합 공표하고 생산자·수출입물가지수 기준년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했다.
제11차 표준산업분류, 관세청 통관수출입자료 분류체계 개정내역을 반영해 조사대상 품목도 개편했다. 기존 친환경자동차로 집계하던 품목을 하이브리드승용차, 전기승용차로 세분화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시장이 확장하면서 생산자물가에서 온라인콘텐츠서비스 품목을 온라인콘텐츠서비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나눴다. 반면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되는 TV용LCD는 수출입물가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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