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집값 통계는 한국의 통계와 공통점과 차이점을 동시에 보인다. 영국과 미국, 프랑스 등에서 공공기관인 통계청과 토지등록청 등이 합작해 통계 자료를 만드는 형식은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 등과 유사하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주간 단위 발표하는 곳은 없으며 월간 또는 분기별 발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은 다르다.
14일 국토연구원이 펴낸 ‘해외 주요도시별 주택가격 통계기반 구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모두 공공 중심으로 집값 추이를 월간 집계해 발표한다. 공공이 공신력을 갖는 통계 발표를 진행하고, 민간은 금융사를 중심으로 월별 통계 공표 등이 이뤄지는 식이다.
먼저 영국은 ‘UK House Price Index(UK HPI, 영국주택가격지수)’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6년 도입된 국가승인 통계인 이 지수는 영국 토지등록청과 통계청, 스코틀랜드 등기소 등 4개의 공공기관이 합작해 만든다. 토지등록청에 등록된 실거래가 자료와 주택 저당 대출 자료를 기반으로, 매월 2주자 또는 3주자 수요일에 발표된다. 정부에서 공표하고 있는 주택가격지수인만큼 신뢰성이 높다. 또 매달 거래되는 부동산의 전체 시장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적시성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민간 지수중에선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민간 금융회사인 ‘Nationwide Building Society’에서 작성한 ‘Nationwide House Price Index(NHPI, 네이션와이드 주택가격지수)’가 꼽힌다. 이 지수는 1952년 연간 통계 발표를 시작으로 1993년부터는 월별 통계를 생산하고 있다. 주택 담보 대출과 관련된 소유자의 주택 거래 자료를 59개 지역으로 세분해 발표한다.
프랑스 정부는 2019년 4월부터 지난 5년간 부동산 실거래 가격을 위치와 함께 제공하는 ‘Etalab’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모든 기관이 사용하는 1차 자료는 ‘공증인 연합회(Notaires de France)’가 발표하는 지수다. 이 단체는 3개월마다 가격 변동을 고시하며 경제 및 통계연구소와 함께 ‘공증인-통계연구소 지수(Indice Notaire-INSEE)’를 발표한다.
또 프랑스 경제 및 통계연구소(INSEE) 지수도 있다. 이 역시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하며, 3개월 주기로 기사 형식의 가격 동향을 발표한다. 다만 프랑스는 영국, 우리나라 등과 달리 월 단위 공표는 진행하지 않는다.
미국은 Federal Housing Finance Agent(FHFA)란 정부에서 발행하는 주택 가격 지수가 있다. 50개 주와 400여 개 도시의 주택값을 월간, 분기별, 연간지수로 나눠 발표한다. 동시에 민간 금융사인 스탠다드&푸어스(S&P)의 S&P CoreLogic Case-Shiller(CS) 지수도 있다. 해당 지수는 각 카운티의 등기 기록을 취합한 20개 대도시통계지역(MSA) 개별가격지수를 매달 발표한다.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주간 통계 발표 방식을 주요 선진국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투기를 부추길 수 있는 주간 방식 보다는 월별 또는 반기, 분기 등의 장기적 흐름을 짚을 수 있는 통계 발표가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집값은 주식 시세와 달리 등락을 주간 단위로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고,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자칫 시장에 투기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며 “거래량 집계가 한달 주기로 발표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한 달이나 반기, 분기 정도로 발표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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