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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이 확대되면서 보험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펫보험의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도 예정된 만큼 보험사들은 기존 보험상품의 보장 범위를 넓히거나 특약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다만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크고 손해율 상승 우려가 있다는 점은 펫보험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손해보험사(메리츠, 한화, 롯데, 삼성, 현대, KB, DB, 농협, ACE, 캐롯)의 펫보험 신계약건수는 5만8456건으로 전년(3만5140건) 대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는 288억원에서 468억원으로 늘어났다.
5년 전인 2018년(7159건·11억원)과 비교하면 신계약건수는 717%, 원수보험료는 4081%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펫보험 가입자가 늘고 있다. 메리츠·삼성·현대·KB·DB 등 5개 손보사의 펫보험 신계약건수는 올해 1월 5068건, 2월 5485건, 3월 6187건, 4월 7365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사들은 펫보험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반려견·반려묘 수는 712만 마리로 추산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정한 반려견·반려묘 수는 799만 마리다. 지난해 말 기준 10개 보험사의 보유계약건수가 10만9088건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펫보험 가입률은 1.4~1.5% 수준에 불과하다. 잠재적으로 가입할 가능성이 있는 대상자가 여전히 많아 보험업계의 블루오션이라는 얘기다.
현재 펫보험 시장의 강자는 메리츠화재다. 지난 2018년 ‘펫퍼민트’를 출시한 이후 1위를 지키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한국동물병원협회, 서울시수의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메리츠화재를 추격하고 있는 DB손해보험은 지난 3일 펫 미용 예약 중개 및 고객관리 서비스 플랫폼 ‘반짝(반려생활의 단짝)’과 펫보험 활성화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DB손보는 다양한 채널로 마케팅을 확대, 적극적으로 펫보험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반려견을 위한 다이렉트 전용 상품 ‘착한펫보험’을 선보였다. 삼성화재는 반려견 사망 시 보험금이나 장례 서비스를 지원하는 특약도 추가할 수 있게 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굿앤굿우리펫보험’의 보장 대상과 범위, 기간 등을 확대하는 상품 개정을 실시했다. 현대해상은 실질적인 보상을 확대하는 등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상품을 통해 펫보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KB금쪽같은 펫보험’ 상품 개정을 통해 종양, 심장, 신장 등 3대 질환에 대해서도 기존 대비 보장한도액을 두 배로 늘렸다. KB국민카드와도 협업해 선보인 ‘KB손해보험 마이펫카드’를 통해서는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게 했다. KB손보는 합리적인 보험료와 차별화된 보장을 하는 상품 개발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다만 펫보험의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월 납입 보험료 부담, 좁은 보장범위 등을 이유로 펫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편차가 커 손해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 펫보험을 악용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개체수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1% 내외에 불과한 블루오션”이라며 “동물병원 진료비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선결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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