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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거점이자 급성장하는 동남아 공략을 위한 핵심 요충지다. 삼성 재무통이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현지 투자를 연 1조4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약속한 배경이다. 삼성이 베트남 현지에 쏟아부은 금액만 17년간 30조원이 넘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베트남에서 총 224억 달러(약 30조6611억원)를 투자하며 최대 외국투자기업으로 올라 있다. 삼성이 베트남 경제 판도를 바꿔놨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을 필두로 한국기업들이 지난해까지 베트남 현지에서 진행한 FDI(외국인직접투자)는 누적 860억 달러(한화 117조7168억원)로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투자를 더 넓힐 계획이다. 전날 하노이를 찾은 박학규 삼성전자 CFO(최고재무관리자)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만나 향후 수년간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3688억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CFO는 “베트남 기업들의 공급망 참여를 더욱 늘리고 인력 양성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박닌성에 스마트폰 1공장을 세운 데 이어 2013년 인접한 타이응웬성에 2공장을 지었다. 이듬해 호찌민 가전복합단지를 연달아 조성하는 등 생산 품목을 확대해 왔다. 반도체나 전자부품 등 다수 제품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휴대폰은 세계 생산량 절반이 이곳에서 만들어질 정도다. 삼성의 베트남 1·2차 협력사는 2014년 25곳에서 현재 309곳으로 지난 10년간 12배 이상으로 늘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다. 지난해 베트남 주요 법인에서 올린 수익만 60조원에 육박하며 베트남 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타이응웬 생산법인은 30조6393억원, 베트남 생산법인은 20조1541억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는 6조1530억원의 수익을 각각 거뒀다.
베트남은 지난해 연간 5.0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 사업 전망도 밝다. 베트남 현지 언론 베트남넷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베트남 국무총리는 4개 정부 기관이 협력해 3만~5만 명의 엔지니어와 100명의 디지털 전환·반도체 제조 전문가를 양성할 것을 지시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을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22년 12월 하노이시 THT 지구에 베트남 삼성 R&D(연구개발) 센터도 만들었다. 이곳은 대지 면적만 3500평으로,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다. 2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네트워크 기술·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한다.
찐 총리는 “이익의 조화와 위험 분담의 정신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장기적인 운영과 특히 삼성전자의 베트남 프로젝트를 도울 것”이라며 “베트남 현지 기업들이 삼성전자 공급망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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