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리포트 발간 관행을 개선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증권사들의 리포트 중 ‘매수’ 의견 리포트 비중이 ‘매도’ 의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선 기업과의 관계와 투자환경 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매도’의 대안으로 ‘중립’ 의견의 리포트를 택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 중 올해 자사 리포트 투자등급 비율을 공시한 곳은 44곳으로 이들 중 절반이 넘는 26개 증권사가 매도의견 리포트를 단 한건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에스아이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은 중립의견 리포트도 없이 매수의견 리포트만 발간했다. 또 △키움증권(95%) △미래에셋증권(94.5%) △하나증권(93.9%) △신한투자증권(92.3%) △대신증권(91%) 등 주요증권사를 포함해 매수의견 리포트의 비율이 90%를 증권사도 20곳이었다.
또 중립보다 매도의견 리포트의 비율이 더 높은 증권사는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증권과 씨엘에스에이코리아증권 단 두 곳밖에 없었다. 맥쿼리증권의 매도의견 리포트 비율은 61.5%, 중립의견 리포트 비율은 25.7%였다. 씨엘에스에이코리아증권은 매도의견 리포트 비율이 28.4%에 중립의견 리포트가 없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영업규정에서 상장종목 분석 리포트를 발간하는 회원사(증권사)를 대상으로 매분기 △매수 △중립(보유) △매도 의견을 구분해 각 리포트 발간 비율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리포트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3월 TF(태스크포스)를 꾸린 뒤 같은해 7월 국내외 주요 증권사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금감원은 “다수의 증권사가 그간의 매수일변도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국내 시장환경만 탓하는 건 매우 유감”이라며 “애널리스트가 분석자료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도 있어 신뢰도 제고를 위해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증권업계 공동의 적극적인 변화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업무계획에서도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체계 개선 △독립 리서치회사(IRP) 제도 도입 추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올해 업무계획에는 해당 내용 등이 빠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지난해 TF 활동 이후 해당 관행 개선을 위해 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지적에도 증권사들은 올해 매수의견 리포트 비중을 늘리고 있다. 44개 증권사의 지난해 같은 시기 평균 매수의견 리포트 비중은 79.4%였지만 지난 13일 기준 82.4%로 늘었다. 반면 매도의견 리포트는 5%에서 3.8%로 감소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국내외 투자환경 차이로 매수 리포트 작성 관행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도 리포트를 작성하면 상장사가 기업탐방을 거절하는 사례도 있어 의견 피력이 어렵다”며 “특히 단기적인 하향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의 경우 매도의견 리포트를 작성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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