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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탠덤 셀은 한화큐셀 뿐 아니라 한국 태양광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순항 중인 탠덤 셀 개발을 성공으로 마무리하는 데 명운을 걸고 있습니다.”
한화큐셀의 김기홍 탠덤 태양전지 상업화 개발 팀장(상무)은 12일 서울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탠덤 셀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2010년 한화케미칼 솔라연구센터 수석연구원으로 합류한 그는 중국과 독일 연구소를 거쳐 2020년부터 탠덤 셀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말 대로 탠덤 셀 개발은 한화큐셀로서는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임무다. 실리콘에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얹는 탠덤 셀은 실리콘만 사용하는 태양전지보다 발전효율이 1.5배가량 높아 태양광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다. 김 상무는 “한국이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리더로 다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술이 탠덤 셀”이라고 말했다.
2020년부터 본격화한 한화큐셀의 탠덤 셀 개발은 판교와 독일 탈하임, 충북 진천공장 3각 편대로 진행돼 왔다. 올 하반기 첫 결과물을 앞두고 있다. 13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공장에 짓기 시작한 파일롯 라인이 모두 지어져 마무리 단계인 최적화 작업이 한창이다. 첫 탠덤 셀의 규모는 40㎿다. 김 상무는 “양산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충분한 양”이라며 “앞으로 GW 단위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큐셀의 탠덤 셀 개발의 핵심은 대면적화다. 각국의 기업과 연구기관은 탠덤 셀의 발전효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센티미터(㎝) 단위 소형 셀 위주의 기술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해부터 대면적화로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며 “기술 뿐 아니라 대형 발전소에 적합하도록 셀을 크게 만들기 위해 균일화 기술과 관련 공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발전효율과 대면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전략도 세웠다. 그는 “일정한 효율을 20년 동안 낼 수 있도록 수명을 유지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면적화 전략의 배경에는 중국의 물량 공세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중국 태양광 셀은 한 개당 단가가 20센트(약 275원)까지 낮아졌다. 중국산 태양광 모듈 비중이 전 세계 80%에 육박하는 원인이다. 고효율의 대면적 탠덤 셀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따돌릴 수 있는 비장의 카드다.
김 상무는 “최근 참석한 국제 페로브스카이트 포럼에서 90% 이상이 중국 기업 또는 기관 출신이었다”며 “중국 태양광이 양뿐만 아니라 질에서도 앞서 나갈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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