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캐피탈사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1조 4000억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4조원을 넘어섰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할부금융사와 리스사 등 51개 캐피탈사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4조 181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9.1%(1조 3771억원) 늘었다.
캐피탈사별로 보면 현대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이 766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KB캐피탈 역시 4190억원으로, 롯데캐피탈도 3271억원으로 각각 42.2%와 15.7%씩 늘며 해당 금액이 많은 편이었다.
이밖에 ▲메리츠캐피탈(2829억원) ▲OK캐피탈(2543억원) ▲우리금융캐피탈(2121억원)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1829억원) ▲한국투자캐피탈(1617억원) ▲JB우리캐피탈(1615억원) ▲하나캐피탈(1613억원) 등이 고정이하여신 상위 10개 캐피탈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KB캐피탈 관계자는 “현재 충당금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며 “지난해 충당금을 많이 쌓은 상태다. 올해 내부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추이를 보고 유동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업계의 이같은 부실채권 규모는 2001년 말(7조 8151억원) 이후 제일 큰 것이다. 당시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으로 30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가 나왔던 신용 대란의 최전선에 있었던 시기다.
고금리 여파로 연체가 계속 쌓이면서 캐피탈업계의 부실채권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캐피탈사들이 내준 대출에서 상환이 1개월 이상 밀린 연체액은 총 3조 30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2% 증가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중에서 약 5~10%가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돼 오는 6월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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