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최대 23조원 규모의 부실 사업장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중 최대 7조원 규모의 사업장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경·공매 방식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발표한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제 230조원 규모에 달하는 PF 사업장 중 5∼10%를 재구조화·매각하는 방식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강화해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일부 사업장에 대해서는 시행사‧시공사‧금융회사 등 PF 참여자가 스스로 재구조화‧정리해나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체 사업장 중 90∼95%가 정상 사업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약 2∼3%가 경·공매가 필요한 ‘부실우려’로, 3∼7%는 재구조화·자율매각이 필요한 ‘유의’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약 230조원임을 고려하면 최대 7조원 규모가 경·공매로 나오고, 재구조화까지 포함한 구조조정 물량 규모는 23조원에 이를 수 있다. 6월 금융사가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것을 금감원이 7월에 점검하고 8월 결과를 조정하면 9월부터는 시장에 구조조정 매물이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구조화‧정리에 필요한 자금은 은행·보험업권이 지원한다. 우선 신디케이트론으로 1조원을 마련해 민간 수요를 보강하고, 향후 지원 현황과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시 최대 5조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1조원 규모 ‘실탄’이 PF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론에는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과 보험사(삼성·한화생명, 메리츠·삼성·DB손해보험)가 참여한다. 이 자금은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경‧공매를 진행하는 PF 사업장에 대한 경락자금 대출, NPL 매입 지원, 일시적 유동성 지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민간 자금 공급을 촉진하고 원활한 재구조화‧정리를 유도하기 위해 PF 정상화 지원을 한 금융사에는 인센티브를 확대 적용한다.
예를 들어 금융사가 신규 자금을 지원하면 그동안에는 기존 PF 채권과 동일하게 요주의 이하로 건전성이 분류됐으나 한시적으로 신규 추가 자금에 대해 건전성 분류를 정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PF 사업장 매각과 신디케이트론 지원 등으로 인한 손실 발생 시 금융회사 임직원 면책 등 방식도 추진된다.
공공부문에서는 캠코가 연내 새마을금고(2000억원)와 저축은행업권(2000억원) 등 총 4000억원 규모를 추가 지원한다. 이를 통해 PF 시장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경·공매 압력이 확대되더라도 민간과 공공이 충분히 물량을 받아줄 수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낼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융시장‧금융회사‧건설사의 대응 여력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유연성을 가지고 정상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향후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 정책 방향에 대한 일정과 내용을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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