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3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1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3월 중 1조7000억원 줄어 12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4월 중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5조4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65조원)이 4조5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37조5000억원)이 6000억원 각각 늘었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되고 기타대출이 증가로 전환하면서 가계대출이 늘었다”면서 “주택매매거래 증가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 차장은 “4월 들어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된 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기타대출에 대해서는 “신용대출 상환 규모가 축소되고, 3월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가 소멸하면서 소폭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는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지난달 4조1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4조1000억원, 기타대출이 300억원 각각 늘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1000억원 늘었지만,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원 줄었다. 제2금융권 내에서는 상호금융에서 2조1000억원 감소해 보험(100억원), 저축은행(5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6000억원) 증가를 상쇄했다.
예금은행 4월 기업대출 잔액은 1284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조9000억원 증가했다. 4월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6조5000억원,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원 차장은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적극 취급하려는 전략을 연초부터 세워 실행하는 모습”이라며 “대기업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공급 측 요인과 수요 측 요인이 맞물려 대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로 기업 자금 등이 8조5000억원 유입됐다. 채권형 펀드로는 5조원이 들어왔으나, 주식형 펀드에서 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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